'2250명+α'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은행권의 하반기 채용 계획이다. 실적 부진을 핑계로 1500명만 뽑았던 상반기와 비교하면 두 배 규모가 늘었다. ‘통 큰 채용’으로 평가받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500명이나 더 뽑는다. 여기에 캠코·수출입은행 등 금융 공기업을 비롯해 지방 은행까지 더하면 그 규모는 최대 31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데다, 디지털금융ㆍ경협 등 신시장 경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 눈치 속에서 채용 비리 오명을 지우려는 의도도 숨어 있다.
◇정부 요구에 ‘채용 인원 두 배’로 화답 = 25일 관련업계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하반기 공채 계획을 마무리 짓고, 채용 절차를 수립하고 있다. 우선 KB국민은행은 지난해(500명)보다 인원을 더 늘려 6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하반기 정기공채 400명을 포함, IT 분야 전문 인력을 200명 더 뽑을 예정이다. 지주사 전체로 본 채용 규모는 1000명에 달한다.
KEB하나은행은 하반기 공채 규모를 최대 500명까지 늘리기로 했다. 2016년 150명, 지난해 250명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이다. 농협은행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150명의 신입행원을 맞이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올 10월께 하반기 공채 공고를 내고 지난해 수준에 상응하는 450명을 뽑을 방침이다. 서울시 구(區)금고와 인천시 금고 입찰에서 신한은행이 승리하면 채용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올 초 일찌감치 채용 계획을 마무리 지은 우리은행은 하반기 개인 금융서비스 직군 200명을 포함해 550명의 신입직원을 뽑는다. 카드(100명), 우리에프아이에스(136명) 등 그룹사 전체로 따지면 1000명이 넘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특성화고 출신 인재들에게 더 많은 취업 기회를 주기 위해 해당 직군 규모를 전년 대비 두 배(60명)로 늘렸다”고 말했다.
◇금융공기업, 내달 채용절차 착수 = ‘신도 모르는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 공기업의 채용 문도 활짝 열린다. 먼저 산업은행은 다음 달 말 채용공고를 내고 60여 명의 신입 직원을 뽑을 계획이다. 지난해(64명)와 비슷한 수준이다. 예금보험공사(30여 명)와 IBK기업은행(110여 명)도 예년 수준으로 뽑기로 했다.
이례적으로 올 상반기 20명을 선발한 수출입은행은 하반기에도 30여 명을 더 채용할 방침이다. 지난해 신입 공채가 24명이었음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규모가 늘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역시 일자리 개선을 위해 전년 대비 50% 증가한 120명 이상의 신입 직원을 맞이하기로 했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은 최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은행권이 청년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책임 이행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하반기 은행권 채용 규모를 3100명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약속했다.
이어 “은행권 공동으로 일자리 창출 목적 펀드에 3200억 원을 출연하고 1000억 원 규모의 금융산업 공익재단을 설립하는 등 3년간 은행권 공동으로 7000억 원 규모의 사회공헌 사업을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