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20% 이상 대출을 주로 취급하고 있는 저축은행들이 은행보다 3배 높은 수익성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최근 최고금리 인하, 총량규제 등의 여파로 수익률 자체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금리인하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어 압박 수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25일 금리 20% 이상인 개인신용대출 비중이 절반을 넘는 저축은행 12곳의 결산공시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1분기 총자산순이익률(ROA)은 평균 1.92%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들의 ROA 평균인 0.74%보다 약 세 배 높은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저축은행들이 은행보다 높은 수익성을 보이면서도 법정 최고한도까지 금리를 높여 자기 배를 불리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ROA란 한 기업이 총자산을 이용해 얼마나 많은 수익을 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일정 기간의 당기순이익을 총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예를 들어 ROA가 2%라는 것은 자산 100만 원으로 2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축은행 중 ROA가 가장 높은 곳은 상상인저축은행으로 6.52%였다. 이는 두 번째로 높은 모아저축은행의 2.37%의 세 배 가까운 수준이다. 특히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우 20% 이상 대출 비중이 68.93%에 달한다. 그 뒤로 한국투자 2.15%, OK 2.04%, 웰컴 2.03%, SBI 1.94% 등 순이었다.
다만 지난해와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ROA 평균은 1.97%에서 0.05%포인트가량 소폭 감소했다. 반면 SBI, OK, 웰컴, 애큐온, 한국투자 등 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는 오히려 ROA가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규모가 큰 저축은행의 경우 디지털 금융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순이익이 많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금융감독원은 다음 주 초고금리 대출을 하는 저축은행들의 ROA를 비롯해 순이자마진(NIM),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금리 인하 문제에 있어서 은행권과 비교하며 불만을 내비치지만 정작 수익성은 은행보다 높다”며 “저축은행의 수익성 지표들을 공개해 소비자들이 저축은행을 이용할 때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너무하다는 반응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계는 최고 금리 인하에 맞춰 지속적으로 금리를 낮추고 있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부분에 대해서 당국이 계속 압박을 이어가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