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장막판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이어간데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가 장중 하락전환하는 등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확산한 영향을 받았다. 장막판엔 숏커버(달러매도 되돌림) 물량도 집중됐다. 수출업체들도 네고(달러매도) 물량을 주저하는 분위기였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위안화 약세에 프록시 통화인 원화도 약세흐름이라고 전했다. 또 유로화와 파운드화도 약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특히 파운드화의 경우 옵션만기와 함께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Brexit) 이슈, 최근 물가등 지표부진이 이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리스크오프 심리와 함께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른 달러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역외 매수세가 견인하는 원·달러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1131.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초반 1128.9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장막판 상승반전하면서 1133.3원까지 치솟았다. 이 또한 작년 10월23일 장중 기록한 1135.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 변동폭은 4.4원이었다.
역외환율은 소폭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30.4/1130.9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0.95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최근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장에서는 아시아 메이저통화들이 달러·위안화에 연동해 움직이고 있고, 코스피도 미중 무역분쟁 흐름을 쫓아가는 모습이다. 달러·위안의 프록시통화로서 반대거래가 많은 원·달러도 위안화에 영향을 받고 있다”며 “역내 수급도 수출업체들은 네고를 물리고 있고, 저점이 올라가면서 NDF에서 매수세가 따라 붙는 전형적인 역외 주도 상승장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막판 상승은 코스피가 부진했던데다 중국장이 오후 개장하면서 증시가 좋지 않았고 위안화와 싱가포르달러화 등 아시아장에서 리스크오프 현상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달러 인덱스도 95.2를 넘어섰다”며 “개장초 1120원대에서 시작함에 따라 장중 쌓였던 숏이 숏커버로 나온 것도 종가를 거의 장중 최고가까지 끌어올린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강보합세를 지속하던 달러화가 장후반 강세로 돌아섰다. 유로화와 파운드화 약세가 심화한 때문”이라며 “특히 파운드화는 옵션만기와 함께 최근 브렉시트 우려와 물가 등 지표가 좋지 않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 달러화 강세 분위기가 굳혀지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원·달러 상승은 열려 있는 것 같다. 리스크오프 심리에 확실시되는 미국 금리인상에 달러화가 강세 기조를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후 3시46분 현재 달러·엔은 0.05엔(0.04%) 오른 112.82엔을, 유로·달러는 0.0019달러(0.16%) 떨어진 1.1623달러를 기록 중이다. 달러·위안(CHN)은 6.7736위안과 6.7843위안 사이에서 호가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7.82포인트(0.34%) 떨어진 2282.29로 거래를 마쳤다. 상해종합지수는 15.82포인트(0.57%) 하락한 2771.44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