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9개월만에 1130원대로 올라섰다. 밤사이 제롬 파월 미국 연준(Fed) 의장이 상원의회 증언에서 미국 경제는 견조하고 금리인상도 점진적이지만 계속하겠다고 언급한 때문이다. 매파적(통화긴축) 시각으로 해석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강했다. 원·달러가 1130원을 돌파하면서 수출업체들도 네고(달러매도) 물량을 뒤로 미루는 분위기였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워낙 급하게 상승해왔다는 점에서 향후 저항선을 가늠키 힘들다고 전했다. 다만 일단 1135원을 1차 저항선으로 봤다. 또 현 레벨이 되돌림이 있었던 수준이라는 점에서 일단 지켜볼 필요도 있다고 평가했다.
1128.2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초반 1126.7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오후장 들어 추가 상승하면서 1132.6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작년 10월23일 장중 기록한 1135.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 변동폭은 5.9원을 보였다.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26.2/1126.5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3.0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1120원대 후반에서 거래되던 원·달러는 장중 주가지수가 하락반전하고 역외 위안화(CNH)도 상승함에 따라 원·달러가 1130원을 돌파했다. 파월 의장 발언에 메이저통화인 달러·엔도 반응하는 흐름이었다. 달러화가 강했고 달러인덱스도 95를 넘었다”며 “수출업체도 한발 물러서며 네고 타이밍을 늦추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역외 분위기를 봐야겠지만 상승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135원을 1차 저항선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전반적으로 강했다. 파월 의장이 미국 경제가 견조하고 금리인상을 점진적이지만 계속하겠다고 밝힌 것이 매파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위안화도 약세를 보였고 원화 역시 민감하게 반응한 듯 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132원이 되돌림 레벨이었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할지 조정흐름을 보일지는 지켜봐야겠다”면서도 “더 많이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기간에 저항선들을 돌파하며 너무 급하게 올라 추후 저항선을 가늠키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22엔(0.19%) 오른 113.06엔을, 유로·달러는 0.0046달러(0.39%) 떨어진 1.1635달러를 기록 중이다.
달러·위안(CNH)도 6.7346위안과 6.7407위안 사이에서 호가되고 있다. 앞서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를 6.6914위안에 고시한 바 있다. 이는 전년 8월9일 6.7075위안 이후 11개월만에 최고(절하)치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7.81포인트(0.34%) 떨어진 2290.11에 거래를 마쳤다. 상해종합지수도 7.19포인트(0.26%) 내린 2790.94에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