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방안이 전면 시행되면 가정의 전기 소비를 부추길 가능성이 커 정부의 전력 수급에도 적지 않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제2차 지능형 전력망 기본계획에 따르면 현재 산업용과 일반용 전기에 적용되는 계시별 요금제를 주택용으로 확대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약 2000가구를 대상으로 2년간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계시별 요금제는 계절을 봄·가을, 여름, 겨울 3개로 하고, 시간대를 최대부하, 중간부하, 경부하 3개로 나눠 전기요금을 차등 적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가정에서는 전기요금이 저렴한 시간대에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사용할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현재 많은 공장이 전기요금이 싼 경부하(심야) 시간대에 제품 생산을 위해 전기를 펑펑 쓰는 현상이 가정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정부의 전력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더운 날씨로 냉방기기를 많이 사용하는 여름철의 경우 저렴한 시간대에 가정에서 전기 사용을 더 많이 하면 전력 수요가 폭등할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찜통더위가 계속되면서 전력 수요가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18일 오후 5시 기준 전력 수요는 8671만kW로, 16일(8630만kW) 경신했던 여름철 기준 사상 최대치를 불과 이틀 만에 갈아치웠다.
정부는 올여름 최대 전력 수요를 역대 최고치인 8830만kW로 예상하고 있지만 여름 무더위가 시작되자마자 수요가 급상승 중이라, 피크기인 7월 말~8월 초엔 예측치를 상회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가정의 계시별 요금제 적용은 시범사업으로 추진돼 지금의 전력 수요에 큰 영향을 주진 않겠지만, 훗날 가정 전체로 계시별 요금제가 전면 시행되면 여름철 전력 수급의 차질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가정용 계시별 요금제 적용은 주택의 효율적 전기 사용을 위해 추진되는 것”이라며 “해당 제도가 시범적으로 운영되는 것이기 때문에 전력 수요 증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