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사진>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상반기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기아차의 해외법인장회의는 수출 비중을 감안할 때 가장 중요한 회의 중의 하나인데, 부회장이 빠진 데 대해 여러 추측이 나온다.
19일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해외법인장회의 때는 현대차의 경우 정의선 부회장, 기아차는 이형근 부회장이 각각 회의를 직접 주재했지만 올해는 다른 양상”이라며 “권역본부가 출범했고 자율경영 체제가 시작된 만큼 법인장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여기에서 방향을 결정하는 형태가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회의에서도 정 부회장이 참석했지만 별다른 메시지를 내놓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권역별 ‘자율 경영시스템’이 도입되면서 현장 중심의 수평적 의사결정 체계가 강화됐기 때문에 굳이 부회장이 참석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얘기다.
이런 방식의 변화를 두고 “현대차와 기아차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까지 기아차 법인장회의를 이끌었던 이형근 부회장이 올해 초 고문으로 물러나면서 현재 대표이사 부회장 자리는 공석이다. 이 자리는 이틀 전, 경영지원본부장 최준영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채웠다. 결국 기아차 부회장이 공석인 만큼 현대차와 기아차의 최고경영자(CEO)급인 이원희 사장과 박한우 사장이 회의를 이끌어 형평성을 맞춘 것이라는 의미다. 나아가 해외법인장회의에서 논의한 결과를 부회장이 직접 보고받는 형태를 두고 “사실상 정의선 부회장 운신의 폭이 더 넓어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 부회장의 그룹내 위치가 사실상 회장 수준으로 격상되면서 법인장 회의를 직접 주재하는 대신, 결과를 보고받는 걸로 바뀌었다는 얘기다. 그룹 안팎에서는 정 부회장이 남양연구소에서 열리는 상품기획과 개발 방향을 주재로한 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권역본부를 출범하면서 자율경영과 수평적 의사결정 방식이 자리를 잡은 것은 사실”이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