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싱가포르 대통령궁 이스타나에서 할리마 대통령이 주최한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 후 할리마 대통령과 30분간 면담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문은 한국 정상으로는 15년 만이다. 문 대통령 내외에게 최고의 예의를 표하기 위한 공식 환영식은 △양국 정상 간 인사 교환 △양국 국가 연주 △의장대 사열 △방명록 작성 △양국 수행원과의 인사 교환 순서로 진행됐다.
내각책임제 국가인 싱가포르는 행정 수반인 리셴룽 총리가 정치와 행정 등 국정을 전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국가원수인 할리마 대통령은 주요 공직자 임명 동의권과 거부권, 국고 사용 동의권 등을 보유하면서 국가 통합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할리마 대통령은 싱가포르의 첫 여성 대통령이자, 47년 만의 말레이계(소수인종) 출신 대통령으로, 다인종국가인 싱가포르 사회적 통합의 상징적 인물로 불리고 있다. 그는 싱가포르 역사상 최초의 여성 국회의장을 지냈으며, 그에 앞서 변호사로 주로 저임금 노동자, 여성과 아동의 권리 신장을 위해 활동한 바 있다.
이날 면담에서 문 대통령은 한국이 2005년 아시아 국가 가운데 최초로 싱가포르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고, 싱가포르는 아세안 국가 중 우리의 2위 교역국(2017년 기준 205억 달러)이자 1위의 대한(對韓) 투자국으로 양국 간 견실한 경제 협력이 이뤄지고 있음을 평가했다. 싱가포르의 대한 투자액은 2017년 누적기준으로 174억 달러로, 아시아에서는 일본 다음 최대 대한 투자국이다.
이어 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우수한 기술력과 인적자원을 잘 접목해 첨단제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핀테크, 바이오·의료 등의 첨단 분야에서 공동연구와 기술·경험 공유 등 협력을 확대하자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가 올해 아세안 의장국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싱가포르와 긴밀히 협력함으로써 한·아세안 협력을 실질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할리마 대통령은 “싱가포르와 한국 간의 다양한 분야에서 굉장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특히 정치, 경제, 인적 교류 분야에서 더 큰 성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할리마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을 환영하면서 “싱가포르가 올해 아세안 의장국으로 추진 중인 사업과 신남방정책 사이의 시너지 효과를 모색해 한·아세안 협력을 함께 증진해가자”고 화답했다. 현재 싱가포르가 아세안 의장국으로서 중점 추진하는 사업은 아세안 스마트시티 네트워크 구축 사업과 아세안 사이버안보센터 구축 사업 등이 있다.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가 한 달 전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향한 여정에 큰 공헌을 해준 데 사의를 표했다. 이에 할리마 대통령은 싱가포르가 앞으로도 계속 우리 정부의 노력을 적극 지지하고 협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