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을 앞두고 또다시 식용 개고기에 대한 여론이 불붙은 가운데 오픈마켓 쿠팡과 11번가에서 개소주 및 개고기 관련 도서를 판매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2020년 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반려동물 시장을 타깃으로 한 관련 상품을 판매해온 터라 일부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최근 들어 이들 업체는 자체 반려동물 전문관을 운영하거나 PB(자체상표)상품을 출시하는 등 ‘펫팸족’ 유치에 공을 들여온 만큼 이번 식용 개고기 관련 판매 논란은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다.
쿠팡에서는 ‘개소주’, 도서 ‘개고기’, SK플래닛 11번가에서는 ‘개소주’ 등 식용 개고기 관련 제품을 판매해 논란에 휩싸이자 최근 판매 중단 조치를 취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식용 개고기 판매 관련 법안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적용되는 법적 규제는 미비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쿠팡은 반려동물 관련 제품 수가 96만 개로 국내 최대 반려동물 전문관을 운영하는 한편 지난해 7월 프리미엄 PB브랜드 ‘탐사’를 론칭하면서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 정착’을 내세워왔다.
논란이 일자 쿠팡 측은 “판매자가 자유롭게 상품을 등록할 수 있는 오픈마켓 시스템 특성상 실시간으로 모든 상품을 모니터링하기 어려워 발생된 사례로 사후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마켓은 판매중개상이나 판매자가 임의로 성인용품, 몰래카메라 등의 상품을 게재해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심의팀을 운영한다. 각 온라인 쇼핑 사이트 심의팀은 과대 허위광고 상품을 걸러내거나 사회적 물의 또는 선전성 높은 콘텐츠를 제외하는 업무를 맡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픈마켓이기 때문에 쿠팡이나 11번가가 직접 상품과 콘텐츠를 올린 게 아니라고는 하지만, 각 업체 심의팀에서 상품등록 이전에 한번 검토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운 지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개고기 관련 제품의 경우 페이스북 등 SNS 광고를 통해 노출돼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샀다. 쿠팡 측은 “고객이 검색한 상품과 관련 있는 상품을 자동으로 추천하는 방식”이라며 “도서 ‘개고기’의 경우 소비자가 구입할 수 없도록 ‘품절’ 상태로 처리했다. 완전히 판매중지 처리를 할지, 품절로 판매만 되지 않게 할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SK플래닛 11번가 역시 이번 논란이 일기 시작한 7일 해당 상품에 대해 즉시 판매금지 조치를 취했다. 11번가 사이트에 ‘개소주’ 등 자동 검색어 완성 기능이 작동하는 점과 관련해 11번가 측은 “고객들이 수차례 검색해 해당 단어에 대한 로직이 자동 생성된 것으로, 9일 오전 이 같은 로직도 삭제했다”면서 “금칙어 설정, 키워드 검색 제한 등 관련 상품이 재판매되지 않도록 내부 조치를 완료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