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회에서는 ‘교특법 폐지와 대체입법 위한 전문가 간담회’가 바른미래당 주승용 의원 주관으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손해보험협회와 보험개발원 등 손해보험 업계 관계자를 비롯해 국회 입법조사처, 경찰청, 학계, 민간연구소 등 유관 분야 관계자가 참석했다. 교특법 개선 로드맵에 따르면, 연내 6차례 세미나와 여론 형성을 이어가고 내년 1월 법안 발의 후 2020년 국회 통과를 목표로 한다.
손해보험업계는 교특법 폐지 추진과 관련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교통사고를 내면 사고 이후 피해자와 통화할 일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는 민사책임은 보험사에서 처리하고, 형사책임은 교특법으로 면제되기 때문”이라며 “(교특법은) 교통사고를 쉽게 생각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특법 폐지로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생겨서 자동차 사고가 줄어들면 (국민부담 몫의) 자동차 보험금이 줄어들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제로 우리나라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2015년 기준 23만2000건으로 OECD 기준 4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보다 교통사고 건수가 많은 나라는 미국, 일본, 독일뿐이었다. 자동차 1만 대당 사망자 비율은 1.9명으로 1위였다. 교특법이 ‘한국은 교통사고 대국(大國)’이라는 불명예를 얻는 데 일조한다는 지적이 뒤따르는 이유다.
다만, 보험업계는 교특법 폐지를 대놓고 환영할 순 없는 입장이다. 교특법이 폐지되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감소하고, 이는 곧 보험사 수익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해당 관계자는 “(교특법 폐지 찬성 의견은) 오해를 살 수 있어서 조심스럽다”며 “교통사고 감소를 원칙적인 취지로 하는 만큼 개정을 고민할 시기가 됐다. (폐지)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긍정적이다”라고 평가했다.
1982년 제정된 교특법은 당시 자동차 산업 육성을 위해 제정된 법으로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내더라도 사망과 뺑소니 등 12대 중과실에 해당하지 않으면 가해자의 법적 책임을 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