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구매정보가 ‘보물’…소프트뱅크가 패밀리마트 인수에 나섰던 이유

입력 2018-06-2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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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포인트 적립해주며 고객 구매정보 축적…마케팅·제품 개발에 활용 가능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5월 15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월스트리트저널CEO컨퍼런스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5월 15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월스트리트저널CEO컨퍼런스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우리는 유니콘 사냥꾼이 될 것”이라며 유망 사업 투자에 집중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말 손 회장은 IT와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패밀리마트 인수에 나섰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6일(현지시간) 소프트뱅크의 패밀리마트 인수 시도에 숨겨진 의도와 이를 둘러싼 고객 구매정보 쟁탈전을 분석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5월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손잡고 비전펀드를 설립했다. 이후 비전펀드는 IT 자율주행 로봇 스타트업 ‘브레인코프’나 인도 태양광발전사업 등 첨단기술 분야에 주로 투자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20일 손 회장은 도쿄의 이토추상사 본사를 방문해 유니패밀리마트홀딩스 공동인수를 제안했다. 일본 최대 종합상사인 이토추상사는 패밀리마트를 운영하고 있다. 오카후지 마사히로 이토추 사장은 제안을 거절하고 4월 유니패밀리마트홀딩스를 완전 자회사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스마트 로봇이 가장 큰 관심 분야”라고 했던 손 회장이 패밀리마트 인수에 나서고 오카후지 사장이 이를 거절하며 자회사화를 단행한 이유는 포인트 적립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 구매정보 축적에 있다. 소프트뱅크와 패밀리마트는 컬처컨비니언스클럽(CCC)이 운영하는 T포인트를 사용한다. T포인트는 편의점뿐만 아니라 휴대전화 사용, 야후 전자상거래 이용 등 일본 내 다양한 업계의 포인트 적립을 하나로 합친 것이다. 소프트뱅크와 패밀리마트는 CCC의 핵심 주주이기 때문에 두 회사가 힘을 합치면 T포인트를 바탕으로 고객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이는 소프트뱅크가 우버테크놀로지, 디디추싱 등 차량공유업체에 투자해 고객들의 이동 경로를 파악한 것과 같은 의도다. 이토추상사도 소프트뱅크와 마찬가지로 고객 구매정보 모으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토추는 T포인트에서 벗어나 자체 포인트와 전자화폐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고객 마케팅 데이터베이스 재구축에 나섰다. CCC와의 계약은 올해 말 만료된다.

포인트 적립 제도를 이용해 구매 정보를 얻으려는 기업은 이들뿐만이 아니다. 미쓰비시상사도 2010년 자체 포인트 적립 시스템인 폰타를 공개했고, 라쿠텐과 도코모도 차례로 자체 포인트를 구축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자체 포인트를 활용하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망라하는 다양한 고객의 구매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고객의 소비 동향을 파악하면 고객의 요구를 반영한 마케팅과 제품 개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인트 시스템 구축 싸움은 고객의 구매정보 쟁탈전”이라며 “승자만이 AI와 IoT 시대를 이끌어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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