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시점에 맞춘 투자전략으로 자산을 불려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 시장이 2년 새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퇴직연금 운용 규제가 완화된 데다,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신규 상품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TDF 시장 순자산은 총 1조1517억 원으로 자산운용사 8곳이 67개 펀드를 설정했다. 2016년 3월(30억 원) 이후 2년 3개월 만에 384배로 불어난 셈이다.
TDF는 가입자의 은퇴 시점에 맞춰 주식과 채권에 대한 투자 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해주는 펀드다. 금융·재테크 지식이 부족한 투자자도 손쉽게 연금자산을 관리할 수 있어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은 삼성자산운용으로 순자산이 5130억 원에 달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2424억 원), 한국투자신탁운용(2207억 원), KB자산운용(905억 원), 한화자산운용(382억 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309억 원) 등의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최근에는 키움투자자산운용 등 중소형 운용사까지 출사표를 내며 경쟁에 가세했다. 내달 1일부터 업계 최저 보수 전략을 앞세워 본격적으로 TDF 상품 판매에 나선다. 2000년대 초반 운용업계에 TDF 열풍이 불었던 당시 상품을 선보였던 교보악사자산운용도 재출시를 검토 중이다.
시장 발전에 걸림돌이던 정부의 퇴직연금 운용규제 완화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당초 TDF는 위험자산으로 분류돼 퇴직연금자산의 최대 70%만 투자가 가능했지만 지난달 ‘퇴직연금 자산운용 규제 개선방안’이 발표되면서 일부 조건을 충족한 TDF에 한해 예외적으로 전액(100%) 투자가 허용됐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위험에 베팅하는 대신 안정적 자산배분을 원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성장성이 높은 퇴직연금시장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다급함이 업계에 공통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