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1080원을 돌파하며 25일여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관심을 모았던 미국 연준(Fed)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한데다 점도표를 연내 3회에서 연내 4회 인상으로 상향조정한 영향을 받았다. 위험자산회피 심리로 아시아 주식시장은 물론 코스피시장이 조정을 받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 역시 코스피시장에서 대량매도에 나섰다.
다만 1085원이 박스권 상단이라는 인식은 강했다. 수출업체들의 네고(달러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유럽중앙은행(ECB) 정책결정회의가 오늘밤으로 다가온 것도 관망세를 부추겼다. 장중변동폭은 3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1065원 1085원 박스권 인식이 워낙 강하다고 전했다. 오늘밤 ECB가 예정돼 있지만 양적완화 축소를 선반영했다는 인식이다. 시장 기대대로 결과가 나올 경우 환율시장은 다시 박스권에 갇힐 것으로 봤다. 반면 시장 예상과 달리 양적완화 축소가 없다면 되레 출렁일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1084.0원에 출발한 가운데 개장가가 장중 최고가였다. 장중저점은 1081.3원이었다. 장중 변동폭은 2.7원에 그쳤다. 이는 연중최저치였던 3월21일 2.0원 이후 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83.5/1083.9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7.9원 올랐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45.35포인트(1.84%) 급락한 2423.48을 기록했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4777억73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FOMC 금리인상 영향으로 역외에서 영향을 받았다. 상승출발한 원·달러는 다만 개장가가 장중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기존 박스권 상단으로 인식됐던 1085원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며 “아시아 주요증시와 코스피시장에서 위험자산회피 현상이 발생했고 외국인도 코스피를 매도했지만, 장중 수출업체들은 물량공급에 나서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리가 오르거나 외국인 주식매도가 이어질 경우 예전 같으면 투기세력들의 달러화 추격매수 양상이 있었다. 반면 지금은 원·달러 1085원이 박스권 상단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매물벽이 상당히 두터워 보인다”며 “유의미한 추세가 형성되려면 1085원을 뚫어야 하나 쉽지 않아 보인다. 오늘밤 ECB가 있지만 양적완화 축소 기대감에 2주전부터 유로화가 상승하며 선반영했다는 점에서 오늘반엔 되레 기대를 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북미정상회담 이슈를 소화한 후 FOMC를 맞았다. 금리인상을 반영해 원·달러가 올랐다. 다만 네고물량에 추가 상승은 제한됐다. 오늘밤 ECB가 열린 예정인 점도 관망세를 부추긴 요인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ECB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다. 양적완화를 축소할 것이라는 기대대로 결과가 나온다면 이미 선반영됐다는 인식에 원·달러는 레인지를 벗어나기 힘들겠다. 반면 그렇지 않다면 추가적인 레벨업 상황이 올 수도 있겠다”고 예측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유로·엔은 0.38엔(0.34%) 떨어진 100.03엔을, 유로·달러는 0.0033달러(0.28%) 오른 1.1805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