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국내외 행보에 속도가 붙고 있다. 해외에선 자체상표(PB) 상품과 그로서란트 진출, 국내에선 전문점 진출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마트는 ‘펀(재미)’과 ‘크레이지(말도 안 되는)’ 콘셉트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오프라인 전문점 ‘삐에로 쇼핑’을 28일 서울 강남구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개점한다고 11일 밝혔다.
삐에로 쇼핑은 정 부회장 주도로 탄생한 전문점으로 생활용품을 비롯해 액세서리, 화장품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일부 상품은 파격적으로 낮은 가격에 내놓는 등 가성비로도 소비자의 관심을 끌 계획이다. 삐에로 쇼핑은 ‘어뮤즈먼트 디스카운트 스토어(Amusement Discount Store)’를 표방하는 일본의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특이한 아이디어 제품부터 해외명품 브랜드까지 다양한 상품을 초저가에 판매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각종 잡화 등 국내 오프라인 매장에서 볼 수 없었던 재미있는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매장 역시 보물찾기 느낌이 나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 부회장의 SNS 인스타그램에는 이달 들어 해외 시장 조사 및 현지 관계자들과의 업무와 관련된 게시물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이마트 PB 브랜드의 해외 시장 확보와 미국 ‘PK마켓’ 진출 준비 등과 연관이 깊다.
내년 5월 오픈을 계획 중인 미국 PK마켓은 한식을 포함한 각종 아시아 식품을 판매하는 그로서란트(식재료와 음식을 함께 판매하는 곳) 매장이다. 신세계는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후보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식품 PB 브랜드 ‘피코크’의 경우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인정받는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는 것이 신세계의 목표다. 피코크는 지난해 하반기 홍콩과 미국 시장에 진출한 상태로, 정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국제 PL박람회에 참석해 피코크 제품들을 해외 바이어들에게 선보이는 등 수출국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정 부회장의 광폭 행보는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대형마트의 더딘 성장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마트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한 1535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이마트는 지난해 학성점과 부평점 등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 작업을 통해 경영 효율화에 매진하고 있다.
온라인 급성장에 따른 오프라인 매장의 위기도 정 부회장의 사업 구상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현재 체험형 가전매장 일렉트로마트와 PB상품을 중심으로 판매하는 노브랜드스토어, 남성제품 편집숍 하우디 등 다양한 전문점을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