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흑자폭이 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출입 관련 상품수지가 다소 부진했던데다 배당금지급 확대로 본원소득수지 적자폭이 사상최대치를 경신한 때문이다.
중국 관광객이 두달 연속 늘면서 여행수지 적자폭은 1년4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개선됐다.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도 개별회사에 큰 규모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11개월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내국인의 해외투자와 외국인의 국내투자를 합산한 수지를 의미하는 금융계정 역시 6년만에 가장 적었다.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전년동월(115억4000만달러) 대비 10.3% 감소한 103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상품수출은 7.0% 증가한 515억1000만 달러를 기록한 반면, 상품수입은 12.5% 늘어난 411억5000만 달러를 보였다.
통관기준으로 보면 수출은 전년동기보다 1.5% 감소한 500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석유제품(53.9%), 반도체(36.2%) 등이 증가한 반면 선박(-75.7%), 정보통신기기(-24.9%) 등이 줄었다. 수입은 14.5% 늘어난 434억5000만 달러를 보였다. 원자재(18.8%), 자본재(8.0%), 소비재(16.0%)가 증가했다.
서비스수지 적자규모는 19억8000만 달러로 축소됐다. 작년 5월 16억4000만 달러 적자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이는 여행수지 적자폭이 10억9000만 달러로 2016년 12월 10억3000만 달러 적자 이후 1년4개월만 최저치를 기록한 때문이다. 고고도미사일(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조치가 풀리면서 중국인 입국자수가 전년동월대비 60.9% 증가한 36만7000명을 기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본원소득수지와 배당소득수지 적자폭은 각각 58억6000만 달러와 65억1000만 달러로 역대최대규모를 경신했다. 직전 최대치는 각각 지난해 4월 기록한 49억2000만 달러와 52억3000만 달러 적자였다.
최정태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었다. 상품수지 흑자가 줄었고 배당금지급이 늘었기 때문”이라며 “기업수익성 개선과 외국인 투자 잔액 증가, 원화절상에 따른 외국인 직접투자가들의 배당선호 경향 등이 맞물린 탓”이라고 전했다.
지재권사용료수지는 2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5월 2억4000만달러 흑자 이후 첫 흑자다. 게임회사나 프랜차이즈 상표권이 주를 이루는 지재권사용료수지의 경우 이달 개별회사에 특정자금이 들어왔기 때문이라는게 한은측 설명이다.
해외 순금융투자규모를 의미하는 금융계정 순자산 증가폭은 1000만 달러에 그쳤다. 2012년 4월 15억7000만 달러 순자산 감소 이후 6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는 현금 및 예금에서 76억9000만 달러가 빠져나간 때문이다.
최 팀장은 “국내 증권사들이 예치했던 해외정기예금이 만기도래하면서 빠져나갔고 배당규모가 커지면서 일부 배당재원으로 사용된게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