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횡령ㆍ배임' 조현준 효성 회장, "조현문의 악의적 고발로 시작" 혐의 부인

입력 2018-05-31 19:41 수정 2018-06-01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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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준(50) 효성 회장 측이 혐의를 부인하며 기소 배경이 된 동생 조현문(49) 전 효성 부사장 고발의 부당함을 강조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재판장 김수정 부장판사)는 31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횡령,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회장에 대한 첫 공판 기일을 열었다. 이날 조 회장은 감색 양복에 보랏빛 넥타이 차림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 회장 측 변호인은 변론을 시작하며 "이 사건의 시작은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경영권에 욕심을 내다 악의적으로 한 고발"이라며 "조 전 부사장은 이와 관련해 공갈 미수 혐의로 수사를 받았지만 기소가 중지된 상태라 그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 애초 51개에 달하는 고발 사실 중 대부분 불기소 처리했고 기소된 것은 4개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반박하며 무혐의를 주장했다.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에 유상감자와 자사주 매입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와 관련해 "조 회장은 외국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풋옵션 의무를 부담해야 했고, 이 때문에 유상감자와 자사주를 매입한 것"이라며 "이는 주주총회에서 결의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또 "주주의 지분 비율에 따라 감자 받을 주식을 배정했기 때문에 균등감자이고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균등감자는 주당 감자 환급 금액이 주식 가치보다 높아도 배임이 아니라고 규정한다"며 조 회장이 주당 7500원을 감자 환급받아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검찰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조 회장 측은 유상감자로 얻은 이익이 없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유상감자로 현금이 늘었으나 그 금액만큼 주식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에 유상감자로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 없다"며 "자산의 구성만 바뀐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회장 측은 아트펀드를 만들어 자신이 소유한 미술품을 고가에 판매해 이득을 취한 혐의와 관련해 "아트펀드 출범 전 미술품을 사들여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미술품 구입은 한국투자신탁이 실질적으로 관리ㆍ감독한 것"이라며 "한국투자신탁이 미술품의 가치를 판단했고 객관적 자료로 매입가격을 책정해 미술품은 정당한 가격으로 편입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2013년 7월 외국 투자자의 풋옵션 행사에 따른 주식 재매수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에 유상감자와 자사주 매입으로 회사에 179억 원 상당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또 2008년 9월~2009년 4월 미술품에 투자하는 '아트펀드'를 만들어 자신이 소유한 미술품 38점을 고가에 판매해 12억 원 상당 이익을 취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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