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데이 헬스] 영수증, 만지지 말라는 데 어떡해요?

입력 2018-05-2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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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헬스] 영수증, 만지지 말라는 데 어떡해요?


“영수증, 맨손으로 만지면 위험하다는데... 왜인가요?”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BPA)가 체내에 들어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은 마트 계산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맨손으로 영수증을 만졌을 경우
장갑을 끼고 만졌을 때보다 비스페놀A 체내 농도가 2배나 높아지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비스페놀A가 당뇨병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잠재적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죠.


비스페놀A란 무엇일까요?
피부로 침투 가능한 환경호르몬 중 하나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비스페놀A가 유방암의 원인이 되며 정자수를 감소시키고 비만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내분비계 교란이나 대사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2016년에는 인하대 의대 교수팀이 비스페놀A가 기형아 출산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연구결과를 내놓았습니다.


도대체 영수증에 왜 비스페놀A가 들어있는 건가요?
영수증 종이는 표면을 화학물질로 코팅해 열이 가해지는 지점에 색이 나타나는 ‘감열지(感熱紙)’ 입니다.
가열시 색이 나타나기 위해 처리하는 이 화학물질에 비스페놀계(비스페놀A, 비스페놀B, 비스페놀S)가 들어 있는 것이죠.


사실 영수증과 비스페놀A 위험성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서울지역 감열지 89%서 비스페놀A 0.8~1.7% 검출 한국소비자원. 2011
대형 유통업체 영수증, 비스페놀A 비스페놀S 검출 여성환경연대, 환경정의 등. 2016
서울지역 영수증·순번대기표 등 62개 감열지 90%에서 비스페놀A 검출 노동건강연구소. 2017


비스페놀A는 감열지를 5초만 잡고 있어도 피부를 통해 0.2~0.6㎎이 침투됩니다.
몸무게 60㎏인 성인의 비스페놀A 하루 섭취 허용량은 3㎎으로 볼 때 미미한 분량일 수 있지만 건강에 해로운 물질이라는 사실이 불안하죠.


게다가 비스페놀A는 영수증이나 순번대기표, 거래명세표와 같은 종이 뿐 아니라 물병, 스포츠용품, 통조림 코팅제 등 생활용품 전반에 걸쳐 있습니다.


작년에 발표된 해외 연구에 따르면 비스페놀A는 섭취했을 때보다 피부로 흡수됐을 때 체내에 훨씬 오래 잔류해 위험합니다.
또 핸드크림을 바르고 영수증을 만지면 비스페놀A 흡수가 최대 100배까지 높아질 수도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종이 영수증,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가급적 손으로 오래 만지거나 입으로 물지 않는 것 외에 뚜렷한 방법은 없습니다.
어쩔 수 없는 경우 장갑을 끼는 게 도움이 되죠. 지갑에 영수증과 지폐를 함께 둘 경우 지폐도 비스페놀A에 오염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영수증, 순번대기표, 티켓용지, 은행 자동입출금기 거래명세표...

비스페놀 화합물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강력한 규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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