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실적이 이보다 더 좋을수 없을 정도로 호조를 보였다. 매출액증가율은 6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매출액영업이익률도 1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부채비율은 10년만에 가장 낮았다. 반면 반도체 호조 등에 따른 일부업종 편중현상은 더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은 전년 1.4% 감소에서 9.8% 증가로 돌아섰고, 비제조업도 4.4%에서 9.9%로 증가세가 확대됐다.
업종별로는 기계·전기전자가 전년 1.8% 하락에서 18.6% 증가로 돌아섰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이 979억4000만달러로 전년대비 57.4% 급증했기 때문이다. 석유화학도 -2.9%에서 14.5%로 반전했다. 유가 상승에 수출단가는 19.7% 올랐고, 국내 신증설 설비 가동 및 글로벌 수요 증가 등으로 수출물량은 6.0% 확대된 영향이다.
2015년 53만호에 이어 2016년 47만호를 기록한 국내 공동주택 분양 호조에 건설업도 전년 5.9%에서 11.7%로 증가세가 늘었다. 도소매업도 산업재 유통 증가와 편의점(+10.9%), 온라인판매(+27.0%) 성장에 힘입어 전년 2.7%에서 10.1%로 증가세가 확대됐다.
대표적 수익성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도 전년 6.1%에서 7.4%로 상승했다. 1000원어치를 팔아 74원을 남겼다는 의미다. 이는 2005년 7.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제조업(6.5%→8.4%)은 기계·전기전자(6.1%→13.0%)를 중심으로 올랐다. 반도체 가격(DDR 4Gb 기준)이 3.77달러로 전년대비 90.4% 급증했기 때문이다. 비제조업(5.7%→5.9%)도 건설(4.9%→6.5%) 등을 중심으로 개선됐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편중 현상은 심화했다. 이 두 기업이 전체 매출액 증가율(9.9%)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6%포인트(100% 기준 기여율 25.92%)에 달했다. 전산업 대비 영업이익 비중도 25.5%에 달했다. 이는 직전년도 11.5%에서 크게 확대된 것이다.
권처윤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전기전자와 석유화학 등 주요제품 수출 증가가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은 98.2%에서 92.3%로 떨어졌다. 역시 2007년(85.3%) 이후 최저치다. 제조업(69.6%→65.7%)과 비제조업(114.6%→135.4%) 모두 개선됐다. 다만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설비증설로 기계·전기전자(56.9%→57.6%)가, 고고도미사일(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여파로 세전순이익이 적자로 전환(2507억원→7993억원)한 음식숙박업(118.8%→130.5%)은 되레 올랐다.
노충식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이들 업종 수출이 지난해 대비 어느 정도 수준을 유지하느냐에 따라 올해 기업실적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다만 지난해 기저효과로 최근 수출증가율이 둔화하고 있어 올해 매출액 증가율은 작년만큼 증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매출액영업이익률도 반도체 가격 등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