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이 '포스트 차이나'로 해외 진출의 주요 과제로 삼고 있는 베트남 현지법인화에 속도를 높힌다.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25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방한 중인 띠엔 중 베트남 총리실 장관과 오찬 회동을 가졌다. 기업은행과 베트남 정부 최고위직간 만남에 업계에서는 기업은행의 베트남 법인 전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마이 띠엔 중 장관은 이날 3월 베트남 신남방정책 정상회담 후속조치로 행정안전부와 전자정부 협력양해각서(MOU) 체결을 위해 국빈 방문했다.
이날 오찬 자리는 김 행장이 베트남 정부 방한 소식을 듣고 요청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찬 회동에는 김 행장을 비롯해 글로벌 부서 실무자 등이 배석했다. 베트남 정부 측에서는 마이 띠엔 중 장관과 총리실 비서실장, 경제자문단 부단장 등 국장급이 참석했다.
두 시간 가량 이어진 오찬 자리는 우호적 분위기 속에 환담이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베트남 법인전환 관련 얘기를 주로 나눴다”며 “법인 인가 시기는 확정짓지 않았지만 베트남 정부 측에서 중앙은행 협조를 요청하겠다며 상당히 긍정적인 대화를 주고 받았다”고 말했다.
호찌민과 하노이에 지점을 두고 있는 기업은행은 국내 중소기업의 현지 진출이 늘어남에 따라 영업기반 확대를 위해 지난해 7월 인가 신청을 내고 현지법인 전환을 추진 중이다. 법인 전환 전 현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현재 베트남 지점별 지점장, 팀장, 과장 등으로 구성된 기존 1팀 체제에 인력을 충원해 지점별 2팀 체제로 운영중이다.
베트남 금융당국 규제에 따라 지점을 2개 이상 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호치민과 하노이 지역외 타 지역으로도 한국 기업 공단이 계속 많이 나가는 추세라 지점 수 확대가 시급하다"며 "법인 전환 이후에는 연간 개설할수 있는 지점 수가 보통 연 4개 가량으로 늘어난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보통 현지 금융당국의 법인 인가에 2년가량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해 내년 하반기 베트남 지점 법인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행장은 지난 3월 22일부터 23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베트남을 방문해 중앙은행 부총재와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행장은 중소기업 은행의 강점을 내세우며 법인 전환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진다.
기업은행은 ‘아시아 금융벨트 구축’이란 중장기 과제를 세우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 3개국을 중심으로 해외 영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은행은 2025년까지 은행 전체 이익의 20%를 해외에서 거두고 20개국, 165개의 해외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