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이 계속되면서 교역조건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특히 한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5개월째 하락하며 6년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다만 수출물량지수는 2개월째 개선세를 보이고 있어 그나마 긍정적인 모습이다. 석유정제시설 정비가 끝나고 재가동에 들어가면서 원유 등 수입물량이 늘어 광산품은 1년3개월만에 가장 많이 늘었다.
수입물량지수는 전년동기보다 5.6% 상승했다. 직전월 1.9% 하락에서 상승전환한 것이다. 광산품이 11.5% 늘어 작년 1월(20.9%)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역시 석유정제시설 재가동에 원유와 유연탄, 천연가스를 중심으로 수입이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환경규제로 중국이 철강 수입을 줄이면서 제1차금속제품은 11.2% 감소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동월보다 5.2% 하락했다. 이는 2012년 4월(-7.5%) 이후 가장 큰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 지수는 지난해 12월 -3.5%를 시작으로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이는 원유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출가격(3.9%)에 비해 수입가격(9.6%)이 더 크게 오른 탓이다. 실제 4월 평균 두바이유는 배럴당 68.27달러로 2014년 11월(77.09달러) 이후 3년5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 전년동월대비 증가율도 30.5%로 작년 11월(38.5%) 이후 가장 큰 폭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3월에 5배(전년동월대비 448.6%, 전월대비 495.7%)나 급등했던 탄소전극 및 흑연전극 수입물가가 이달 반영된 특이요인도 작용했다는 평가다.
박상우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유가와 화학제품 영향이 50% 이상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흑연전극 등 급등이 이번달에 반영된 특이요인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 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출물량지수 상승에 힘입어 전년동월보다 1.7% 올랐다. 이는 2월 4.1% 하락 이후 2개월 연속 상승세나 1%대 오름세를 면치 못했다.
박 팀장은 “순상품교역조건 과거 데이터를 보면 2012년 4월 84.56을 기록해 2010년 이후 가장 낮았다. 당시 유가가 122달러에 달했다. 모든 것을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최근 교역조건 악화는) 유가상승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