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의결권 자문기관 글래스루이스와 ISS의 '모비스 분할ㆍ합병 반대'와 관련해 "국내 법규를 외면한 결과"라며 반박했다.
16일 현대차그룹은 공식입장을 통해 "ISS가 해외 자문사로서 순환출자 및 일감몰아주기 규제, 자본시장법 등 국내 법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의견을 제시했다"며 "장기 투자자 및 그룹의 미래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투자자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미국의 양대 의결권 자문기관으로 꼽히는 글래스루이스와 ISS는 현대모비스의 분할합병과 관련해 반대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오는 29일 열리는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현대글로비스와의 분할·합병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하라고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첫 단추인 모비스와 글로비스 분할합병 계획과 관련해 유력 의결권 자문사들이 잇따라 반대 의견을 내면서 이날 현대차그룹도 이들의 의견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현대차그룹 "합병비율, 현재 주가로 계산해도 이득" = 먼저 현대차그룹은 ISS가 이번 개편안이 모비스 주주에게 불리하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정반대로 "이번 개편안으로 모비스 주주는 이익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ISS가 해외 자문사로서 순환출자 및 일감몰아주기 규제, 자본시장법 등 국내 법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의견을 제시했다는 주장이다. 합병비율을 보면 모비스 주식 100주를 가지고 있는 주주의 경우 모비스 주식 79주와 글로비스 주식 61주를 받게 된다. 현재 주가로 계산해도 이익이 된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이어 분할합병으로 모비스는 미래 경쟁력 및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글로비스의 성장은 곧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모비스로 그 성과가 확산되는 구조라는게 것이다.
마지막으로 합병가치 비율은 모비스와 글로비스의 이익창출능력 및 현금창출능력 비율과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 평가한 양사의 가치비율도 본 분할합병 비율과 유사한데다 이번 분할합병이 양사 주주들에게 공정하다는게 그룹의 입장이다.
◇외국계 투자기관, ISS 권고 역행 때 소명 절차 필요 = 전날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로 꼽히는 ISS와 글래스 루이스가 잇따라 반대 보고서를 내면서 상황은 현대차그룹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9일 열리는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현대글로비스와의 분할·합병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ISS는 세계 1위 의결권 자문사다. 시장의 60%의 의결권을 자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ISS는 "거래 조건이 한국 법을 완전히 준수하고는 있지만, 그 거래는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불리해 보인다"고 밝혔다.
양대 자문기관 가운데 하나인 글래스 루이스 역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이 "의심스러운 경영논리"에 바탕을 뒀을 뿐 아니라 "가치평가가 불충분하게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시장에서는 특히 ISS의 판단이 외국인 주주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영향력과 신뢰도가 높기 때문이다. 상당수의 외국계 투자기관에서는 ISS의 권고와 달리 의결권을 행사할 경우 별도의 소명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 세계 장기 투자자 및 당 그룹의 미래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투자자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있다"며 "다수의 주주들이 당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이해도가 높아 주주총회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