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그룹 지배구조 개편안 발표 이후 모비스의 향후 전망과 엘리엇 합병반대 입장에 대해 처음 입을 열었다. 대규모 M&A, 나아가 이를 통한 핵심역량 강화를 강조했다. 나아가 엘리엇의 합병 반대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개편안 원안 추진 의사를 밝혔다.
11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이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엘리엇에 의해 흔들리지 않을 것”임을 강조며 “우리는 신중하게 경청하고 회사 및 다른 주주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는 제안이 있을 경우 그 가운데 일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 AS와 모듈사업을 떼어내 글로비스와 합병을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핵심 사업을 덜어낸 존속모비스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기도 했다. 그는 이에 맞서 독일 보쉬에 대적할 수 있는 기업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장업체 4~5곳 인수합병 검토 중 = 정 부회장은 모비스의 미래 비전과 관련해 “그룹 출자구조 재편은 현대차그룹의 미래 경쟁력 강화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며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와 같은 미래 기술 확보가 중요한데 모비스가 중심 회사로서 이를 추진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카메라 센서와 같은 핵심 자동차 기술,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전동화 등의 핵심기술을 갖춘 리더가 돼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도 내놨다. 정 부회장은 “현재 전장 분야 등의 4~5개 기업을 대상으로 전략적 M&A를 검토하고 있다”며 “앞으로 현대차그룹이 살 길은 ICT회사 보다 더 ICT 회사답게 변화하는데 있다. 소프트웨어와 AI, 미래차 분야에서 핵심기술을 선도해 나가는 회사로 혁신을 거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분할합병후 존속 모비스의 롤모델로 독일의 보쉬, 일본의 덴소, 미국의 델파이 등을 꼽았다.
◇ 양적인 판매목표 대신 질적 성장 강조 = 모빌리티 시대에 자동차 회사들의 미래와 관련해서는 궁극적으로 산업 간 영역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업종 간 구분이 없어지고 M&A도 활발히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정 부회장의 견해다. 그는 “주도권을 잡기 위해 우선적으로 체질개선을 과감히 펼치고 경쟁력을 키워 미래 시대를 완벽히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과도기 상황에서 양적 목표대신 질적 성장도 강조했다. 그는 “양적인 목표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사이즈보다는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에서 1등을 해야한다”며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고 사회적 평판 측면에서 최고인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는 뜻을 내비쳤다.
◇“추가적인 주주 친화책 나올 것” = 오는 29일 모비스-글로비스의 분할합병주주총회를 앞두고 불거진 일부 주주들의 우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정 부회장은 “지금까지 공개된 주주 친화책이 전부는 아니다.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해 나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얘기할 수 있다”고 추가적인 주주 친화책이 마련돼 있음을 내비쳤다.
이어 “모비스는 앞으로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주주환원이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것“이라며 ”그룹 지배회사로서 주주 친화정책을 모범적으로 수행하고, 다른 그룹사들도 모비스의 방향설정에 맞춰 주주 친화정책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엘리엇에 의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주주들의 제안 경청 및 회사와 주주들에게 이익이 되는 제안이 있다면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