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리스크’ 때문에…올 들어 사건 하루 증발한 시총만 '1조'

입력 2018-05-10 10:31 수정 2018-05-1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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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계열사 시총 하루 만에 6500억 사라져…아시아나·한진도 대규모 시총 증발

롯데그룹 총수 구속, 삼양식품 회장 횡령, 한진그룹 오너가 갑질…. 올해 들어 재벌기업 오너 리스크로 증발한 시가총액이 사건 발생 하루 동안 1조 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총수의 부도덕한 행위는 사회적 파장으로 확산하면서 계열사 주가 하락을 부추기며, 결국 투자자들의 피해로 직결된다. 특히 최근에는 단기적 악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불매운동 등으로 연결되며 중장기적 악재로 정착하는 사례도 있어 투자자들의 우려가 깊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월 13일 오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뇌물공여 혐의로 법정구속되자, 롯데그룹 계열사주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6500억 원 이상 증발했다. 신 회장 구속 건이 반영된 14일 롯데지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02% 하락한 6만2400원을 기록했다. 시총 4545억 원이 증발한 셈이다. 같은 기간 롯데쇼핑, 롯데칠성의 시총도 1406억 원(-2.28%), 408억 원(-3,25%) 각각 줄어들면서 계열사 전체로 볼 때 총 6359억 원 감소했다.

비슷한 시기 금호아시아나그룹도 박삼구 회장의 승무원 신체 접촉 논란이 불거지면서 주가가 요동쳤다. 다음 거래일인 2월 5일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3.93% 추락했고, 시총은 전체의 4%에 해당하는 431억 원이 증발했다. 또 같은 달 20일에는 검찰이 삼양식품 전인장 회장과 김정수 사장 부부의 횡령 혐의로 본사 및 계열사 압수수색을 벌인다는 소식이 주가를 2.71%나 끌어내리기도 했다.

현재까지 갑질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진그룹 역시 조현민 전 전무의 갑질 의혹 기사가 최초로 보도된 4월 12일 정오부터 그룹주 전체가 타격을 받았다. 이날 대한항공 주가는 6.55% 내린 3만5900원에 장을 마감했으며, 시총의 6%에 달하는 2229억 원이 사라졌다. 더불어 상장계열사인 한진칼은 시총 888억 원(-6.42%)이 감소했고, 진에어 역시 시총 390억 원(-3.99%)이 줄어드는 등 하루 만에 그룹주 시총이 3507억 원 증발했다.

그동안 증권가에서 오너 리스크는 대부분 짧은 시간 내 주가가 원상 복귀한다는 이유로 ‘단기 악재’로 여겨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너 리스크가 주목받을 때마다 주가에 직접 반영되는 것은 물론, 기업 신뢰도 하락에 따른 실적 악화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시장 관계자는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오너 리스크가 직접적으로 영업실적 악화로 연결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업실적이 나빠진다는 것은 결국 오너 리스크가 전반적인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뜻하는 만큼, 주가가 이를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 오너 리스크가 주가 변동의 변수가 될 수 있음을 더 강하게 인지하고 있다”면서 “오너 리스크가 부각되거나, 부각될 가능성이 보이는 기업에 대해서는 투자 비중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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