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2주일만에 1080원을 돌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핵협정을 파기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아시아시장에서 위안화 등 주요통화들이 약세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매도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1080원선에선 네고(달러매도) 물량도 나와 상승폭을 축소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아시아시장에서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3%를 타진중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이란 핵협정 파기에 따라 국제유가 흐름도 당분간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고 봤다. 1080원대에선 네고물량이 여전하겠지만 원·달러가 당분간 상승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1079.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082.8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는 3월23일 장중 기록한 1083.5원 이후 한달20일만에 최고치다. 장중저점은 1078.8원으로 장중변동폭은 4.0원이었다.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78.0/1078.3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2.4원 올랐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5.83포인트(0.24%) 하락한 2443.98을, 코스닥은 23.63포인트(2.86%) 급등한 850.85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248억66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원·달러가 1080원 위에서 마감했다. 글로벌시장에서 달러인덱스가 93까지 올라 작년 12월 이래 최고치를 보였다. 위안화와 타이 바트화, 필리핀 페소화 등 아시아 통화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이 영향으로 원·달러도 따라 올랐다. 다만 다른 메이저 통화 대비 크게 오르진 않은 상황”이라며 “2500을 넘던 코스피도 차익실현에 하락세를 보인 것도 심리적으로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또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아시아장에서 3% 목전까지 갔다 내려왔다. 3%를 시도하는 상황이다. 3%를 넘어 안착하는 분위기라면 원·달러도 상승압력을 받을 듯 싶다”며 “다만 수급쪽에서는 한쪽 방향으로 쏠리는 상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전반적인 강달러 분위기에 영향을 받았다. 위안화도 3개월반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2000억원 넘게 팔았다”며 “다만 고점에서는 네고물량이 나오며 상승폭을 줄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가흐름을 당분간 주목할 것 같다. 원·달러는 지지력을 보이며 하방경직성을 보이겠다. 다만 상단 인식이 있는 1080원대에서는 네고물량도 있다. 내일 1077원에서 1083원 정도 흐름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오후 4시5분 현재 달러·엔은 0.40엔(0.37%) 오른 109.63엔을, 유로·달러는 0.0022달러(0.19%) 하락한 1.1832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