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일주일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상승폭은 이틀째 찔끔 오르는데 그쳤고, 장중변동폭도 한달10여일만에 가장 적었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달러가 강세를 여타 신흥국 통화가 약세를 보였고, 주식시장이 외국인 매도에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원화는 강한 분위기였다. 7일이 어린이날 대체공휴일로 연휴를 앞뒀다는 점에서 전반적으로 조용한 장이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2%대에 다다른 미국 인플레 여파로 대외적으로는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대내적으로는 한반도 봄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오늘밤 4월 고용지표가 다음주 10일(현지시간) 4월 소비자물가지표가 발표된다는 점에서 달러는 지지력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1080원 부근에서는 네고(달러매도) 물량도 버티고 있다고 봤다. 다음주 원·달러가 상승하더라도 1085원을 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1075.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074.8원과 1077.7원 사이를 오갔다. 장중변동폭은 2.9원으로 3월21일(2.0원) 이후 가장 적었다.
역외환율은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74.2/1074.5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2원 내렸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5.87포인트(1.04%) 급락한 25.87을, 코스닥은 9.73포인트(1.12%) 추락한 856.34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667억5000만원어치를, 코스닥시장에서 239억7300만원어치를 각각 매도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아시아시장에서 달러강세 아시아통화 약세를 보였고, 증시가 좋지 않은 상황인데도 원·달러는 90전 상승에 그쳤다”며 “외부적 요인은 원·달러가 오를 수 있는 상황인데 반해 내부 분위기는 지정학적 리스크 축소 기대,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 등이 맞부딪치고 있다. 원·달러가 1080원 내지 1085원을 넘어가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밤사이 달러는 약했다. 다만 주가가 하락했고 외국인도 주식시장에서 매도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오늘밤 미국에서 고용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는 점도 롱플레이가 나온 원인”이라면서도 “연휴를 앞둬 포지션 플레이가 적극적이지 않아 움직임은 제한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미국에서 오늘밤 고용지표가 다음주 물가지표가 나옴에 따라 달러가 지지력을 보일 듯 싶다. 위험선호도 둔화되는 양상이라 원·달러는 상승압력을 받을 것 같다”면서도 “대북 이슈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고 1080원에서는 네고물량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상승도 제한되겠다. 다음주 원·달러는 1065원에서 1085원 사이 흐름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08엔(0.07%) 오른 109.12엔을, 유로·달러는 0.0017달러(0.14%) 상승한 1.1969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