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와해' 삼성전자서비스 상무 등 3명 구속영장 기각

입력 2018-05-03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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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와해 공작을 지시하고 실행한 의혹을 받는 삼성전자서비스 임원과 전ㆍ현직 협력사 대표 등 3명이 구속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부장판사는 3일 삼성전자서비스 윤모 상무와 전 해운대 서비스센터 대표 유모 씨, 양산 서비스센터 대표 도모 씨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검사 김성훈)는 지난 1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혐의로 이들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윤 상무는 종합상황실 실무책임자로서 2013~2015년 협력사의 노조 와해 공작인 이른바 '그린화 작업'을 추진하고, 파업은 곧 실직이라는 시나리오를 만들어 기획 폐업을 주도했다. 윤 상무는 폐업 협력사 사장에게 억대의 금품을 건넨 혐의도 있다.

박 부장판사는 "조직적 범죄인 이 사건 범행에서 피의자가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 수사 진행 경과 등에 비추어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윤 상무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전 협력사 대표 유 씨는 2014년 3월 윤 상무가 주도한 그린화 작업을 이행해 위장 폐업하고 그 대가로 억대의 금품을 건네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도 씨는 2013년 9월부터 노조원을 불법 사찰하고 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등 노조활동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14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조원 염호석 씨의 부친을 6억 원으로 회유해 염 씨의 유언인 노동조합장 대신 가족장을 치르고 주검을 화장하게 한 혐의도 받는다.

박 부장판사는 이들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며 "일부 범죄혐의에 대한 다툼의 여지, 도망 및 증거인멸의 가능성 등에 비추어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검찰은 즉각 반발했다. 검찰은 "윤 상무는 기획 폐업을 실시하는 등 그린화 작업을 지능적으로 장기간 수행한 사실이 확인됐고, 협력사 대표 유 씨와 도 씨는 거액의 뒷돈을 받고 기획 폐업한 뒤 노조원의 재취업까지 방해했고, 노조원 사망조차 그린화 실적으로 보고했다"고 지적하며 사안의 중대성을 강조했다. 이어 "압수수색과 검찰조사를 통해 증거가 거의 완벽하게 확보됐다"며 '혐의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다'는 법원의 영장기각 사유에 유감을 표했다. 검찰은 "영장 기각에 굴하지 않고, 흔들림 없이 실체진실 규명을 위해 철저히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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