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달 23일 주주총회에서 발행 주식 액면분할을 위한 정관변경을 결의했다. 보통주와 우선주 1주당 액면가는 5000원에서 100원으로 분할된다. 보통주 총 수는 1억2838만6494주에서 64억1932만4700주로, 우선주는 1억 주에서 50억 주로 대폭 늘어난다.
통상 액면분할로 인한 거래정지 기간은 평균 15일 수준이다. 하지만 한국거래소는 삼성전자의 코스피 내 시가총액 비중이 17.4%에 달하는 만큼, 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거래 정지 기간을 3일로 대폭 축소했다.
삼성전자는 거래 정지를 하루 앞둔 27일 265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뒤인 내달 4일 시초가 5만3000원으로 거래를 재개한다. 주식 수는 크게 늘어나지만 대주주 지분을 제외한 실질적 유통 주식 수는 39억6200만 주가 될 전망이다.
액면분할 자체는 삼성전자의 펀더멘털과 무관하지만, 거래량 확대로 주가 변동성에는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지금과 같은 안정적인 실적 상승이 진행된다면 주가 상승은 더욱 가파를 수 있다면서, 시가총액 400조 원(현재 340조 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주주환원 정책 확대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5만 원대에 거래된다면 개인에게도 투자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과거 삼성전자 주가와 실적 추정 컨센서스의 방향성이 일치한 만큼, 안정적 이익 상승 구간 내 주가 상승은 더 가파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액면분할에 따른 상승 기대감은 단기 이슈라며, 실적 상승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는 올해 사상 최대치 실적을 경신할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삼성전자의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258조5430억 원, 65조6698억 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와 비교할 때 각각 7.92%, 22.42% 오른 수치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최대 380만 원으로 전망했는데, 이 경우 액면분할 후 주가로 환산하면 시초가 대비 43.39% 오른 7만6000원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디스플레이사업부의 실적 미달이 불가피한 와중에도 서버용 D램 및 SSD 등 고용량 메모리 수요의 지속 증가와 모바일 메모리의 탑재량 증가로 반도체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43.2% 증가한 50조 원을 달성할 것”이라며 “현재 삼성전자의 PER는 2018년 기준 6.4배로 과도한 저평가 상태이기 때문에 최대 실적 달성과 주주환원 정책, 액면분할로 인한 거래량 증가까지 더해진다면 더 이상 과소평가할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