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6거래일만에 하락했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이틀째 떨어지며 3개월여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개최되면서 기대감이 확산했다. 다만 밤사이 ECB가 금리를 동결한데다 금리인상에 비둘기적 시각을 보임에 따라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유로화와 엔화가 약세를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을 받았다. 달러매수세가 이어지며 원·달러 환율도 낙폭을 줄였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비핵화나 종전 등 파격적 내용이 포함될 경우 원화가 추가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를 보일 것으로 봤다. 다만 평이할 경우엔 글로벌 달러 흐름에 연동될 것으로 예상했다.
100엔당 원화환율도 3.57원 떨어진 984.68원을 기록했다. 이는 2월2일 983.96원 이후 최저치다.
역외환율은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77.0/1077.3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2.95원 내렸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6.76포인트(0.68%) 상승한 2492.40을, 코스닥은 7.10(0.81%) 오른 886.49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445억6500만원어치를, 코스닥시장에서 201억99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남북정상회담에 거래가 제한되는 모습이었다. 오전장엔 생각보다 달러매수세가 있었다. 점심이후 회담결과가 나오면서 추가 하락하기도 했지만 장막판 달러 수요가 계속되면서 낙폭을 줄였다”며 “ECB회의가 완화적 결과를 내놓음에 따라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유로화 약세 달러화 강세를 보였다. 이 여파가 원·달러 환율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며 생각보다 덜 떨어진 느낌”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공동선언문에서 비핵화 등 긍정적 결과가 나오면 원화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다면 시장에 반영된만큼 글로벌 달러 움직임에 연동할 것 같다”고 예측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도 “포커스는 남북정상회담이었다. 회담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보였다. 다만 외환시장에서 글로벌 메이저 통화인 유로화나 엔화 대비 달러화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원·달러도 막판 낙폭을 줄며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 회담에서 비핵화나 종전 등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선언문에 어떤 내용을 담느냐에 따라 런던이나 뉴욕장에서 원화가 크게 움직일 것”이라며 “분위기로 봐서는 좋은 뉴스들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분위기가 북미회담으로 이어진다면 원·달러는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02엔(0.02%) 하락한 109.32엔을, 유로·달러는 0.0021달러(0.17%) 내린 1.2092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