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최근 불거진 ‘드루킹’ 파문으로 고전하는 가운데 올 1분기에는 사상최고 매출을 기록하는 호실적을 받아냈다. 하지만 2분기 이후에는 드루킹 파문이 본격 반영되면서 실적이 다소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올해 1분기 매출액이 1조3091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고 26일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570억 원으로 11.6%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은 1538억 원으로 27.1% 줄었다.
네이버 측은 영업이익 감소는 인공지능 등 새로운 기술 개발을 위한 인재 확보와 글로벌 콘텐츠 확보 및 마케팅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신규 사업 진출에 따른 투자 증가로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출액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비즈니스플랫폼이 5927억 원으로 4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라인과 기타 플랫폼 4812억 원(37%), 광고 1331억 원(10%), IT플랫폼 725억 원(6%), 콘텐츠서비스 296억 원(2%) 순이었다.
비즈니스플랫폼 부문은 모바일 맞춤형 검색 UI(사용자환경) 개선과 쇼핑검색광고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증가했다. 특히 2월에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특수가 반영되면서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IT플랫폼은 네이버페이의 성장세가 실적 상승을 이끌었으며 콘텐츠 서비스는 웹툰·V라이브 등이 성장을 도왔다.
1분기에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뒀지만 2분기에는 실적 하락이 우려된다. ‘드루킹’ 악재로 뉴스 서비스 개편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은 전날 네이버 본사를 찾아 “포털 뉴스 서비스에 아웃링크를 도입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뉴스서비스를 아웃링크로 전환해도 직접적인 영향을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네이버가 뉴스광고 서비스를 통한 수익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수익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아웃링크로 변경을 고민하고 있고 법안이 만들어지면 따를 수 있다”고만 밝힌 만큼 당장 시행될지도 미지수다.
다만 네이버에 대한 부정적 여론으로 인해 이미지 추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들이 포털을 덜 찾게 되면 검색·쇼핑광고 등으로 이어지는 연쇄 매출 효과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네이버 주가는 올해 1월 10일 97만5000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이날 개장가는 74만원까지 하락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우수 인재 확보를 비롯해 미래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가 필수”라며 “투자 및 R&D 규모를 올해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