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매창화우상억재(梅窓花雨相憶齋) ②

입력 2018-04-12 14:1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어제 전북 부안의 매창공원에 개관한 ‘매창화우상억재(梅窓花雨相憶齋)’는 ‘매화꽃 핀 창가에 꽃비가 내릴 때 서로가 서로를 그리워하는 집’이라는 뜻이다. 전북 부안(扶安)이 낳은 조선시대 최고 수준의 여성 시인 ‘매창(梅窓)’이라는 이름과 함께 그의 시 ‘이화우(梨花雨:비처럼 쏟아지고 흩날리는 배꽃)’에서 ‘花雨[꽃 비]’라는 두 글자를 따고, 평생 그의 삶에 밴 추억과 그리움에서 ‘상억(相憶 相:서로 상, 憶:추억할 억)’이라는 말을 취하여 지은 이름이다.

“이화우 흩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추풍낙엽 아래 저도 나를 생각는지/천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노매” 이매창이 지은 ‘梨花雨’시의 전문이다. 아쉬운 이별과 간절한 그리움이 담긴 명편이다. ‘매창화우상억재(梅窓花雨相憶齋)’가 이 시의 정신과 의미를 다 담을 수 있기를 바란다.

‘顧名思義’라는 말이 있다. ‘이름을 돌아보며 그 의미를 생각한다’는 뜻이다. 옛사람들은 이름에 담긴 뜻을 생각하며 그 뜻에 맞게 살고자 했다. 이름은 곧 좌우명이었다. 그래서 건물에도 이름을 붙여 그 이름에 담긴 뜻을 기리고 새겼다. ‘환수정(喚睡亭)’이라는 정자는 세상 번뇌를 다 잊고서 꿀잠을 불러들이라는 의미에서 ‘부를 환(喚)’과 ‘졸음 수(睡)’자로 이름을 지었고, 하환정(何換亭)은 ‘어찌 하, 무엇 하(何)’와 ‘바꿀 환(換)’자를 써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정자라는 의미를 담았다.

梅窓花雨相憶齋! 이 건물에 들어서는 누구라도 시인 이매창의 숨결을 느끼고, 花雨로 쏟아지는 그의 시에 물들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정인 추억과 그리움에 빠지게 되기를 기원한다.

梅窓花雨相憶齋는 한 시대를 풍미한 여성 시인 이매창을 추모하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가슴에 시심(詩心)을 심고, 사람에 대한 사람의 사랑을 실천하며,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엮는 역할을 다하는 건물이 되어 부안의 명소로 자리하게 될 것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어떤 주담대 상품 금리가 가장 낮을까? ‘금융상품 한눈에’로 손쉽게 확인하자 [경제한줌]
  • 2025 수능 시험장 입실 전 체크리스트 [그래픽 스토리]
  • "최강야구 그 노래가 애니 OST?"…'어메이징 디지털 서커스'를 아시나요? [이슈크래커]
  • 삼성전자, 4년 5개월 만 최저가...‘5만 전자’ 위태
  • 고려아연, 유상증자 자진 철회…"신뢰 회복 위한 최선의 방안"
  • 재건축 추진만 28년째… 은마는 언제 달릴 수 있나
  • 법원, 이재명 ‘공직선거법 1심’ 선고 생중계 불허…“관련 법익 종합적 고려”
  • ‘음주 뺑소니’ 김호중 1심 징역 2년 6개월…“죄질 불량·무책임”
  • 오늘의 상승종목

  • 11.1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4,585,000
    • +1.9%
    • 이더리움
    • 4,485,000
    • -3.03%
    • 비트코인 캐시
    • 582,500
    • -3.96%
    • 리플
    • 957
    • +5.05%
    • 솔라나
    • 294,100
    • -0.31%
    • 에이다
    • 759
    • -6.87%
    • 이오스
    • 764
    • -1.67%
    • 트론
    • 250
    • -1.57%
    • 스텔라루멘
    • 177
    • +5.99%
    • 비트코인에스브이
    • 77,450
    • -5.38%
    • 체인링크
    • 19,030
    • -4.18%
    • 샌드박스
    • 398
    • -4.3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