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LG디스플레이의 올 1분기 실적 전망이 밝지 않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6년 만에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대형 OLED TV 패널 공급을 독점하고 있지만 LCD 중심의 수익구조에서 패널 가격 하락의 영향을 직격탄으로 맞은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매출6조703억 원, 영업이익 188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던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4.8%, 영업이익은 57.8% 감소한 수치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영업손실 1000억 원을 기록해 2012년 1분기 이후 6년 만에 적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TV패널을 독점으로 공급하고 있다. 반면 회사 매출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LCD가 문제다. LCD 패널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시장조사기관 위츠뷰에 따르면 3월 LCD TV 패널 평균가격은 150달러로 전월 대비 2.8% 내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는 가격이 무려 26%나 내려갔다.
사실상 독점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대형 OLED 패널 사업도 LG디스플레이는 여전히 고전 중이다. OLED TV를 판매하고 있는 LG전자가 호실적을 기록한 반면, 정작 패널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는 TV 가격 경쟁 추세 탓에 파트너사에 낮은 패널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 여전히 흑자를 내지 못하는 구조인 셈. 패널을 공급하는 TV메이커들이 증가하는 반면 공급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 토대를 닦아온 중소형 OLED도 예상과 달리 욕심만큼 수요가 늘지 않고 있다. 정작 시장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다시 LCD를 선택하는 추세다.
LG전자도 다음 달 출시 예정인 ‘LG G7 ThinQ’에 LCD 패널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역시 올해 아이폰 신제품 라인업에서 OLED 비중을 확대하지 않기로 결정한 상태다. 투자를 강화해 기술력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지만, 투자 재원 부족을 겪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이런 보릿고개는 올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돌파구는 OLED 생산 캐파의 확대라는 것은 자명하지만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데 캐시카우였던 LCD의 상황이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어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며 “중국 BOE가 3월부터 세계 최대의 10.5 세대 라인 B9을 가동하기 시작했는데 양산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2분기도 1분기와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