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원'에 이수앱지스 CEO 맡은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입력 2018-04-05 10:39 수정 2018-04-0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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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1원’. 이수앱지스 최고 경영자(CEO)인 김상범<사진> 이수그룹 회장의 연봉이다. 이 같은 그룹 총수들의 무보수 선언은 그동안 책임경영의 대명사로 자리 잡아 왔다. 과거 1978년 파산 직전의 크라이슬러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던 리 아이어코카가 ‘연봉 1달러’를 선언한 이후, 애플의 스티브 잡스, 드림웍스의 제프리 카젠버그, 구글의 래리 페이지,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 등 쟁쟁한 글로벌 기업 CEO들이 ‘1달러 클럽(The One-Dollar Club)’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수앱지스는 지난달 판교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 회장을 이수그룹 계열사인 이수앱지스의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눈길을 끈 것은 김 회장의 연봉이었다. 이수앱지스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 회장의 무보수 등기이사 선임안을 승인했다.

그룹 관계자는 “이수앱지스는 ‘기업의 실리’라는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외면받아 온 희귀질환치료제 시장에 도전한 국내 유일 기업”이라면서 “김상범 회장의 무보수 이수앱지스 대표이사직 수임 역시 책임경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라고 설명했다.

김상범 회장과 이수앱지스와의 인연은 김상범 회장이 취임한 1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수그룹은 신사업을 찾고 있었고, 후보군으로 제약과 생명공학 분야을 눈여겨 보고 있었다. 화학 분야의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약업에 진출하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연구개발(R&D)도 일부 진행됐다.

이런 상황에서 생명공학으로 급선회를 주도한 것이 김 회장이다. 김 회장은 생명공학 부문이 미래 성장성이 더 클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2000년 5월 그룹 회장 취임 5개월 만에 이수화학 내 생명공학사업부를 설립했다. 2001년 이수그룹은 김 회장의 주도 아래 연세의료원과 합작으로 바이오벤처 ‘페타젠’을 설립했다. 이수앱지스의 전신이 된 이 회사는 유전자를 이용한 질병 진단 기술과 신약 개발이 주목적이었다.

이렇게 투트랙 체제로 진행하던 바이오 사업은 2004년 하나로 통합돼 지금의 이수앱지스를 탄생시켰다. 지난 18년간 숱한 고비에도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한 길을 걸어온 이수앱지스는 김 회장에겐 특별한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수앱지스는 기업의 실리 측면에서 외면받아 온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에 꾸준히 도전해 오고 있다.

김 회장은 2월28일 세계 희귀질환의 날에 이수앱지스 연구소 현장을 찾아 “우리가 걷고 있는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은 누군가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기에 더욱 고독한 싸움일 수밖에 없다” 라며 “하지만 여러분들의 사소한 업무 하나하나가 환우들의 삶의 질 개선과 직결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연구와 관련된 모든 과정에 신중을 거듭해 주길 당부드린다”며 임직원을 격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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