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미래’는 중국의 현재 상황과 미래를 전망한 책이다. 특히 향후 10년을 염두에 둔 저자의 전망은 인상적이다. 시진핑의 종신 집권이 결정된 시점에 중국의 현재와 미래는 한국인들에게 대단히 중요한 정보다. 조지워싱턴대 교수인 저자는 40여 년 동안 중국을 지켜본 전문가로서 오바마 정부 시절 유력한 중국 대사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그가 서방측 시각을 갖고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더라도 그의 진단과 전망은 주목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많은 사람들은 지금까지 중국이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중국의 약진이 계속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어떤 나라가 놀라울 정도로 성장을 지속하면 사람들은 ‘이번엔 다르다’라는 시각을 갖는다. 다시 말하면 ‘중국특수론’이 고개를 든다. 해박한 지식과 광범위한 정보에 바탕을 둔 저자는 “중국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심각한 문제점들을 갖고 있다”고 진단한다. 문제가 심각해 더욱더 강경한 정치 체제를 유지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진단한 것이다.
이 같은 시각은 시진핑의 종신 집권이 결정된 이후 많은 서방권 전문가들이 내놓은 견해와 상충된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정치적 안정을 꾀할 수 있어서 중국의 경제 성장은 지속할 것이다”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저자는 정반대의 의견을 피력한다. “정치적 자유화(연성 권위주의나 준민주주의)가 실현되지 않는다면 중국 사회는 더 불안정하고 예측불가능한 사회가 될 것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어떤 것들은 ‘부러질’ 수 있다. 그리고 그것들은 기존 사회에 뿌리 깊이 박혀 있는 좌절감을 고려해볼 때 전국에 수평적 파문 효과를 일으키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
저자의 이런 주장이야말로 서방측이 믿고 싶은 주장이라고 이견을 제시하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사실 어떤 것이 지나치게 오랫동안 안정적이고 견고하게 보이면 사람들은 이를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저자는 중국 사회는 역사적으로 25년에서 30년을 주기로 사회적 대격변을 경험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책은 의료, 금융, 기업, 연금, 교육, 환경,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외부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중국의 어두운 점을 낱낱이 공개한다. 그냥 주장이 아니라 엄밀한 통계 자료와 저자의 체험에 바탕을 둔 내용들이다.
저자는 “중국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가 해결될지 아닐지를 결정하는 것은 정치적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쉽게 말하자면 중국 공산당이 정치, 경제, 사회의 여러 부문에 대한 기존의 통제 정책을 완화하느냐, 강화하느냐, 아니면 지금의 기조를 유지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신장, 위구르, 홍콩, 대만과 같은 중국 주변부는 탄압정책으로 말미암아 불만이 가득 차 있음을 지적한다. 중국 공산당은 이를 강경하게 진입할 수 있다고 믿는다. 흥미로운 것은 2009년을 기준으로 중국의 국방비를 내부 치안 유지 비용이 능가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시진핑의 종신 집권이 결정되기 이전에 나왔다. 이 때문에 저자의 주장은 다음의 한 문장에 결론이 담겨 있다. “나를 포함해 일부 관찰자들은 연성 권위주의의 정치 개혁으로 선회하지 않는 한 중국 공산당의 종반부는 이미 시작됐다고 믿는다. 이는 중국 정권이 장기간에 걸쳐 쇠퇴하고 있음을 말한다.” 중국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