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통신은 22일(현지 시각) 한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 등이 관세 부과 대상국에서 제외됐다고 보도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국 상원 재무위원회에 출석해 “한국 등 미국 동맹국들이 일단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로부터 면제 조치를 받을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들에 대해 관세 부과 조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정부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면제 조치를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8일 수입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명령은 이번에 잠정 유예된 나라들을 제외하고 중국, 인도 등 나머지 국가들을 대상으로 23일부터 효력을 발휘한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잠정유예를 받은 국가들은 ‘조건 협상’을 해야 한다”면서 “우리도 협상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건 협상이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철강 관세 면제를 연계한 협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미국 철강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캐나다, 멕시코와 마찬가지로 FTA 협상을 철강 관세 면제와 연계해 진행 중인 점이 고려됐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북핵 해결을 위해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오랜 동맹국이라는 사정 등이 고려됐을 수 있다.
김 본부장은 전일 라이트하이저 대표를 따로 만났으며, 이 자리에서 철강ㆍ알루미늄 관세 잠정유예 문제를 우선 매듭지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을 비롯해 외교통상 라인이 워싱턴에 총출동해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등을 상대로 철강 관세 면제국에 포함될 수 있도록 전방위 설득전을 펼쳤다.
정부는 철강 관세를 면제받기 위해 미국에 수출할 한국산 픽업트럭 관세 유지와 국내 자동차 안전ㆍ환경 기준 완화 등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방안을 집중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철강 관세 면제를 받고 미국과의 FTA 개정 협상에서 양보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