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22일 베트남 순방길에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송용덕 롯데그룹 부회장(호텔&서비스 BU장) 등 국내 유통업계 수장들이 동행한다. 생산기지에서 소비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는 베트남의 성장성에 베팅한 이들 기업은 현재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어 추가 사업안이 나올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와 롯데그룹은 베트남의 성장성에 주목, 일찌감치 현지에 진출해 시장을 개척했다. CJ제일제당은 2016년 베트남 김치업체 ‘옹킴스’를 인수하고 같은 해 9월에는 베트남 국영 유통기업인 ‘사이공 트레이딩 그룹’과 현지 식품사업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CJ프레시웨이는 2012년 국내 업계 최초로 베트남 단체급식 시장에 진출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진출 당시 매출은 18억 원에 그쳤지만 5년여 만에 490억 원까지 늘었다. 또 CJ대한통운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1위 종합물류 기업인 ‘제마뎁’을 인수하면서 물류뿐 아니라 현지 식품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는 ‘포스트 차이나’의 주요 거점으로 베트남을 선택했다. 신세계는 2015년 호찌민의 인구 밀집지역이자 최대 상권인 고밥에 이마트 베트남 1호점(고밥점)을 1만560㎡(3200평) 규모로 오픈했다. 이마트는 고밥점에서 직선거리로 7㎞ 떨어진 곳에 2호점 오픈을 준비 중이며, 2020년까지 호찌민에 2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해 총 5개 점포를 열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정용진 부회장이 1월 호찌민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다. 이마트 고밥점 매출은 2016년 419억 원, 지난해엔 520억 원으로 24.3% 성장했다.
롯데그룹 역시 1998년 롯데리아를 시작으로 현재 16개 계열사가 베트남에 진출해 있다. 현지에서 근무하는 임직원 수도 1만1000여 명에 달한다. 롯데그룹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호찌민시가 베트남의 경제 허브로 개발 중인 투티엠 지구에 총사업비 2조 원을 투입해 10만여㎡ 규모로 ‘에코스마트시티’를 건설한다. 또 2020년까지 하노이시 떠이호구 신도시 상업지구에 3300억 원을 투자해 쇼핑몰, 백화점, 마트, 시네마 등이 입점한 복합쇼핑몰 ‘롯데몰 하노이’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이처럼 베트남 시장에 주목하는 것은 소비시장으로서의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베트남은 연평균 6%가 넘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바탕으로 내국민의 소득 수준과 구매력이 올라가면서 신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전체 인구의 40%가 35세 미만이어서 소비성향도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베트남의 중산층 규모가 지난해 약 800만 명에서 2030년 9500만 명까지 늘어나 전체 소비 규모가 460억 달러(약 49조2890억 원)에서 9400억 달러(1007조3040억 원)로 커질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