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금융지주가 기준금리 인상과 바젤Ⅲ 시행에 대비해 선제적 자본조달에 나섰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은행과 지주사가 발행한 코코본드는 1조 192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코코본드 발행금액(5000억원)에 비하면 가파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 지주사가 3월까지 발행한 회사채도 1조 4600억원에 달한다.
은행과 지주사들은 한층 강화된 바젤Ⅲ 건전성 기준을 맞추기 위해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발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채 발행을 앞당겨 늘리는 까닭에는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하는 차원도 있다.
신한은행은 15일 2000억원 규모, 기업은행은 9일 3500억원의 코코본드를 발행했다. 예정된 코코본드 발행도 줄을 잇고 있다. 신한은행은 5억달러(약 5377억원) 규모의 해외 코코본드를 발행하기로 결정했고, 하나금융지주도 연내 3000억원 규모의 코코본드 발행을 정했다.
코코본드는 유사시 투자 원금이 주식으로 강제 전환되거나 상각되는 조건을 붙여 발행하는 자본증권의 일종이다. 만기가 되면 갚아야 하는 부채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조건부자본증권으로 불린다.
은행, 지주사가 코코본드 발행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보완자본을 확충해 선제적으로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현재 대부분의 은행 및 지주사들이 14%대의 BIS비율을 유지중이지만 바젤Ⅱ규제 아래서 발행된 코코본드는 오는 2019년까지 매년 자기자본에서 10%씩 축소되기 때문에 자본확충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지주사가 3월까지 발행한 회사채도 1조 4600억원에 달한다. KB금융은 1월 말 800억원 자금 조달에 이어 28일 2600억원을 조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전 시장조사 결과 금리인상 자체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라며 “연간 한도 승인을 받아 회사채를 발행하는 방식이기에 선발행 하는게 중요하다고 판단해 회사채시장에 발행물량이 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환 일정을 앞당기거나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자회사에 낮은 이자율로 대출해 주기 위한 목적도 있다. 신한금융이 1~2월에 조달한 4000억원 중 2500억원은 회사채 차환 용도였다. 사채 만기일이 3~4월이지만 그에 앞서 차환을 진행한 것이다. 나머지 자금은 계열사인 신한카드와 신한캐피탈에 각각 1000억원, 500억원씩 대출했다. 농협금융과 하나금융도 차환을 위해 사채 발행을 서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