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이 검찰의 채용비리 수사가 속도를 내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한 인사 담당자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이 채용 비리를 엄단할 것을 재차 주문하면서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 우려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KB금융지주 인사담당자의 자택 등 3곳에 수사관을 보내 하드 디스크와 메모 등을 확보하고 있다. 앞서 윤 회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이날 실무자들의 자택을 대상으로 삼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명으로 된 ‘VIP 리스트’를 관리하며 최고 경영진의 친인척 등을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확인한 국민은행의 채용비리 의심 사례는 3건이다. 특혜가 의심되는 3명에는 윤 회장의 종손녀도 포함돼 있다.
윤 회장의 종손녀는 2015년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서류 전형 840명 중 813등, 1차 면접 대상자 300명 중 273등이었다. 하지만 2차 면접에서 경영지원그룹 부행장과 인력지원부 직원이 최고 등급을 줘 120명 중 4등으로 합격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달 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 수사관을 보내 윤 회장 사무실과 채용담당 부서 등 6곳에서 채용 비리와 관련한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이틀간의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해 구체적인 청탁 지시가 있었는지 혹은 청탁을 대가로 금품이 오갔는지를 살필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채용 비리와 관련해 금융당국, 노조와 진흙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11개 은행 채용 비리 검사를 한 데 이어 현재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 채용 비리을 다시 검사하고 있다. 최흥식 전 원장이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으로 재직하며 지인 아들의 하나은행 입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규명하는 것이 검사의 표면적인 의도다. 그러나 금융권은 금감원 검사가 하나금융 이외로까지 확대될지 몰라 노심초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