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성황리에 막을 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남북 간 대화의 물꼬가 트이고 화해와 협력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는 계기가 됐다. 북한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과도 대화할 뜻이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북미 정상회담도 성사될 예정이다.
그렇다면 한반도에 마침내 봄은 오는 것일까. 속단하긴 어렵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지더라도 북한의 기존 핵 폐기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고 말한다.70여 년간 분단된 남북 간의 문제, 그리고 북미 간의 갈등 문제가 하루아침에 해결되길 바라기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남북 정상 간 핫라인 구축, 다음 달 열릴 남북정상회담 등 남북 간 벽을 허무는 계기가 이어지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성향을 미뤄볼 때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에서 파격적 합의가 나올 수도 있어 한반도 정세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반면 노골적으로 야욕을 드러낸 것은 옛소련과 중국, 북한이었다. 이들은 한국과 미국의 단절을 획책했고 미국이 떠난 자리를 놓치지 않고 전쟁을 일으키며 검은 잇속을 채웠다.
저자는 “어떤 사람을 판단할 때 그 사람의 입이 아니라 걸어온 길을 보아야 한다. 어떤 나라와 관계를 맺을 때도 이 원칙은 변함이 없다”라며 우리가 한반도 문제 해결책을 구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미 간의 상호 관계를 어떻게 끌어갈 것인가’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 책은 한미 관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우리 내부에 존재하는 미국을 바라보는 시각의 빛과 그림자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미국과 이에 대항하는 세력인 중국과의 비교 분석을 거쳐 한국과 한국인의 바람직한 선택이 무엇인지 성찰하게 한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은 한반도의 운명에도 시시각각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들 두 나라가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그 사이에서 우리 정부는 이들 두 강대국과 현명한 외교적 전략을 펴나가야 한다. 그렇다면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진짜 목표는 무엇이고, 우리 정치와 외교는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할까.
저자는 지난 100년의 미·중 관계사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시아의 절대 패권을 되찾고자 하는 중국과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미국식 자본주의 체제로 변화시키려는 미국의 핵심 목표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모순(矛盾)’이라고 표현하며, 이를 우리가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북한은 중국의 동맹국이고 미국을 최대 적국으로 여긴다. 한국은 북한과 한민족이고 통일을 원하지만 서로를 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런 모순 속에서 우리가 모순을 유리하게 이용하지 않으면 우리의 국익을 수호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