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연금과 퇴직연금 등 사적연금 적립금 규모가 470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익성이 낮고 성과와 상관없이 수수료를 떼가는 시스템이라 개편할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일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브리프에 게제된 ‘사적연금의 현황 및 보수체계 개편의 필요성’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사적연금 적립금 규모는 471조7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종신연금과 장기저축성보험 등 개인연금 적립금은 321조9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퇴직연금 적립금 역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6월 말 기준 149조8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규모는 점점 커지는 반면 수익률은 그대로다. 2012년부터 2016년 퇴직연금의 평균 수익률은 3.1%, 개인연금은 3.3%에 그쳤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의 평균 수익률은 5.2%를 기록했다.
낮은 수익률과 함께 금융회사 중심의 수수료 체계도 문제점으로 제시됐다. 현재 사적연금은 운용성과 무관하게 적립금 규모에 따라 수수료를 부과한다. 연평균 수수료율은 개인연금의 경우 1.05~1.47%, 퇴직연금은 0.38~0.47% 수준이다.
김병덕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같은 시스템은 사적연금에 대한 고객 신뢰도를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한국의 사적연금 수수료 체계는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장기가입 혜택이 없는 데다가 불필요한 수수료가 과다하게 부과되기도 한다”며 “금융사 간의 경쟁을 촉진할 수 있도록 사적연금 수수료 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