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보름만에 1060원대로 내려앉았다. 대북 특사가 4월말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는 등 남북과 북미간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수급적으로는 상승요인이 컸다.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중 일부인 1조1000억원어치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한데 따른 역송금 수요가 있었던데다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대량 매도에 나섰기 때문이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위험회피 심리가 이어지면서 단기적으로 원·달러는 상승할 것으로 봤다. 다만 북한 관련 이슈가 하루아침에 끝날 재료가 아니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급락한 역외환율을 반영해 1065.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개장가가 장중 최저가였다. 장중 1070.3원까지 올라 장중변동폭은 5.3원을 보였다.
역외환율은 급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63.3/1063.7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2.2원 내렸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9.59포인트(0.40%) 하락한 2401.82를, 코스닥은 18.18포인트(2.12%) 급락한 841.03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442억7500만원어치를, 코스닥시장에서 2009억6600만원어치를 각각 매도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북한의 유화적인 입장에 낮게 출발했다. 장중에는 싱가포르 국부펀드의 셀트리온 주식 처분 관련 역송금 수요로 낙폭을 줄였다”며 “북한 관련 이슈가 하루에 끝날 재료는 아니다. 북한과의 핫라인 설치와 북미간 대화까지 장기적으로 본다면 한국 원화 유가증권에 대한 매수재료가 되겠다. 원·달러는 향후 점진적으로 하락할 듯 싶다”고 전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남북정상회담 이슈로 원·달러가 갭다운 출발했다. 다만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많았고 셀트리온 블록딜로 달러 매수세가 꾸준해 장중 낙폭을 줄이는 흐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빅스(VIX)나 지수선물을 보면 위험회피 성향이 강한 것 같다. 단기적으로는 원·달러가 오르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예측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50엔(0.47%) 하락한 105.56엔을, 유로·달러는 0.0036달러(0.29%) 오른 1.2431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