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캐나다와 멕시코가 미국과 새로운 협정을 체결할 경우에만 철강 관세를 피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우리는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규모 무역수지 적자를 갖고 있다. 현재 재협상이 진행 중인 나프타는 기업과 일자리의 이전을 불러일으키는 미국에 나쁜 거래였다”며 “새롭고 공정한 나프타 협정이 체결돼야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가 철회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동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무역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유럽과 중국, 러시아의 무역장벽은 어떤 관세보다도 훨씬 나빴다. 미국은 적이든 친구든 간에 실질적으로 전 세계 모든 나라에 속아왔다”고 역설했다.
강경한 어조에도 시장은 트럼프가 관세 협상의 문을 열었다는 점에 안도했다. 무역전쟁 불안이 완화하면서 이날 뉴욕증시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 S&P500지수는 1.1%, 나스닥지수는 1.0% 각각 상승했다. 프루덴셜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 시장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이번 사태가 외교적으로 끝날 것으로 생각한다”며 “트럼프가 나프타를 언급한 것은 유연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전날만 해도 모든 국가에 관세를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하루 만에 나프타를 끌어들이면서 이를 번복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가 관세 부과 위협으로 나프타 상대국으로부터 양보를 이끌어내려 한다고 풀이했다. 나프타 재협상이 현재 난항을 겪고 있어 트럼프가 관세를 돌파구로 삼으려 한다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7차 나프타 재협상 종료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대와 달리 큰 진전을 보지 못했다”며 “전체 33개 부문 중 지금까지 6개만 합의가 이뤄졌다. 협상 타결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나프타 협상이 합의 없이 끝나면 멕시코와 캐나다는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지난 2002년 철강에 관세를 부과했을 당시에는 캐나다와 멕시코 모두 제외된 이력이 있다.
트럼프가 예외 가능성을 열면서 한국도 관세 폭탄을 피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트럼프는 한미 FTA를 재앙으로 규정하면서 폐기할 수 있다고 위협했으나 최근에는 그 어조가 완화했다. 백악관은 지난달 말 발표한 무역과 관련된 트럼프 정책 어젠다 보고서에서 ‘한미 FTA 개선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