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이 지난달 한국지엠에 빌려준 차입금 3조 원 중 3억8000만 달러(4000억 원)을 회수해 간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지엠은 당초 대출금 상환을 위해 KDB산업은행에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고, 이후 GM 본사가 자금을 회수한 것이다. 이에 따라 GM이 한국지엠 차입금 회수를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GM 본사는 지난달 말 만기가 함께 도래했던 원화대출금 7220억 원은 이달 말까지 만기를 한 달 연장했다. GM이 해당 자금을 회수할지 여부가 한국지엠의 정상화 의지를 판단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다. 만약 회수한다면 한국 정부의 자금 지원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GM의 한국 철수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GM이 한국지엠의 경영 상황을 개선하기보다는 올해부터 본격 자금 회수에 초점을 맞추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GM은 한국지엠 지분의 제3자 매각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한국지엠의 3대 주주인 상하이기차(SAIC)는 지난해부터 한국지엠의 지분 및 일부 공장 인수를 타진해 왔다.
SAIC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 계열사(76.96%), 산은(17.02%)에 이어 한국지엠 지분 6.02%를 보유한 3대 주주다. 이처럼 현재도 한국지엠 지분을 보유한 SAIC가 이 회사의 지분을 확대하려는 것은 GM과의 제휴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GM은 중국 시장에서 SAIC와의 합작사인 상하이지엠을 통해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다. GM은 상하이지엠의 지분 1%를 SAIC에 매각, 중국 합작사의 지분 비율을 49%로 낮추는 등 아시아 시장에서의 경영 주도권을 SAIC에 넘기고 있다.
GM이 SAIC에 한국지엠 공장 일부를 매각하거나 지분을 넘기면 자연스레 한국시장 구조조정 주도권은 SAIC가 쥐게 된다. SAIC는 지난해 GM이 인도 내수시장에서 철수할 때도 GM 할롤공장을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