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자본이 임대주택사업에 뛰어들면?

입력 2018-02-19 15:17 수정 2018-02-19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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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임대사업에 리츠ㆍ펀드 참여하면 임대료 오를 수도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주로 개인 사업자 영역이던 민간 임대주택시장에도 대 자본의 침투가 멀지 않은 듯싶다.

중산층용 임대주택 ‘뉴 스테이’ 제도가 생기면서 주택 부문에 대한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의 투자 비율이 대폭 커졌다. 리츠는 부동산 개발 또는 투자 목적 회사로 그동안 빌딩이나 상업용 부동산이 주요 투자 대상이었다. 업무·상업용 건물 등을 매입해 일정 기간 임대를 놓았다가 매각한 후 양도 차익을 투자자들에게 나눠주는 형태다. 건물 운영·관리에서 생기는 임대료도 투자자들에게 배분한다. 투자금이 한 건당 수 백 억원에서 수 천 억원에 이른다. 그야말로 대자본이다. 개인 투자자와 비교할 때 노는 물이 다르다.

이런 대 자본이 급기야 임대주택 사업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빌딩이나 상가 등은 공급 과잉으로 투자 수익률이 확 떨어져서 그렇다.

몇 년까지만 해도 빌딩의 투자 수익률은 적어도 6~7% 정도 됐으나 이제는 2~3% 대로 주저앉았다. 공급량이 대폭 늘어난 데다 경기침체로 사무실 수요가 감소한 탓이다. 이런 수익률로는 제반 경비 등을 제하고 나면 오히려 손해다.

그래서 리츠는 민간 임대주택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더욱이 뉴 스테이는 정부 지원이 많아 안정성도 확보되고 투자 수익률도 높은 편이다. 이제 입주 물량이 나오는 단계인 뉴 스테이는 임대기간이 8년이어서 양도 차익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일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감안하면 임대료 수익을 포함해 연 6~8% 대로 추산되고 있다.

임대주택은 더욱이 보증금 비율이 높아 초기 투자금의 대부분을 조기에 회수할 수 있어 리스크도 적다.

그래서 국토교통부에 인가를 받은 195개 리츠 중에 97개가 주거시설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가 리츠 분의 절반에 가까운 숫자가 주택에다 투자금을 넣었다는 소리다. 2~3년 전만해도 주거 부문 투자 비중은 20% 대에 불과했다. 최근 인가를 받은 리츠는 대부분 임대주택 투자 목적이다.

뉴 스테이 공급을 위한 LH공사의 주택개발 리츠 활성화도 주택 부문 리츠 비중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 LH와 공동으로 리츠를 만든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뉴 스테이 제도 없어져 임대주택 투자 리츠는 대폭 감소할 소지가 많다.

하지만 현 정부도 임대주택 공급을 대폭 늘리기로 방침을 정한데다 순수 민간자본으로 짓는 대단위 민간 임대아파트 단지도 늘어나고 있어 대 자본의 투자 영역은 건재할 것으로 생각된다. 정부가 일반 분양분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를 강화해 리츠·금융사 등과 같은 대 자본이 임대주택을 주목할지 모른다. 주택업체와 공동 사업을 추진하는가 하면 공사 중인 아파트 단지를 통째로 사들여 임대사업을 벌일 수도 있다는 소리다.

마땅한 투자 상품이 없어 안정성이 확보되는 임대주택 사업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의미다. 주택업체들이 분양가 상한제 등을 피해 일반 분양사업 분을 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분위기도 순수 임간 임대주택시장이 커진다는 징후다. 자금력이 풍부한 주택업체는 직접 민간 임대주택사업을 운영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대 자본이 임대주택 시장을 장악하게 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먼저 임대료 상승폭이 커질 가능성이 많다. 현재는 정부 규제 때문에 마음대로 임대료를 올릴 수 없지만 언젠가는 5%로 묶여있는 임대료 인상 규제가 완화되지 않겠나 싶다.

막강한 자금과 뛰어난 로비력을 갖춘 부동산펀드·리츠·금융사 등의 대 자본이 덤벼들면 상황이 달라질지 모른다. 공공은 몰라도 순수 민간 임대주택의 임대료는 지금보다 더 오를 것이라는 소리다.

이런 와중에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사들도 주택을 비롯한 부동산 금융 쪽에 관심이 깊다. 돈을 굴릴 때가 없어 부동산 프로젝트 금융(PF)의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분양 아파트와 달리 임대 아파트는 임대료에서 이자를 받아가는 방식이다. 지금의 PF는 대출 형식이지만 앞으로 부동산펀드나 리츠 등을 구성해 직접 임대사업에 참여할 수도 있다. 분양 아파트시장이 위축되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선진국의 임대주택사업자는 펀드 등의 대 자본이다.

우리도 그런 형태로 흘러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결국 임대주택의 임대료가 높아져 무주택자의 부담이 늘어나는 반면 다주택자의 임대주택은 수익성은 좋아진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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