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사흘연속 하락하며 1070원대로 내려앉았다. 보름여만에 최저치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이틀째 오르며 4개월만에 최고치를 이어갔다.
설 연휴를 앞두고 수출업체들이 매물을 쏟아냈다. 주식시장 강세와 외국인의 주식매수도 영향을 미쳤다. 오늘밤 미국 소비자물가(CPI) 지표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달러 포지션을 지고 가기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도 조성됐다. 이에 따라 롱스탑 물량도 나왔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연휴를 앞두고 달러물량을 정리하려는 분위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미국 CPI에 따라 향후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우선 지난주 주가 급락에 따라 외환시장이 이미 예방주사를 맞은 만큼 미 CPI에 관계없이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반면 결제수요도 탄탄하고 달리 악재도 없다는 점에서 추가 하락과 상승 모두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100엔당 원화 환율은 1.29원 오른 1004.71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18일 1005.97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역외환율은 소폭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84.4/1084.6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0.6원 올랐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6.64포인트(1.11%) 오른 2421.83을, 코스닥도 18.64포인트(2.25%) 급등한 848.03을 기록했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1094억8700만원을, 코스닥시장에서 630억7800만원을 각각 매수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휴일을 앞두고 수출업체 물량이 꽤 나왔다. 주식시장은 미국장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코스피가 1% 넘게 올랐다. 외국인도 주식 매수에 가담하면서 리스크 회피심리에 대한 언와인딩이 일어났다”며 “달러 매수쪽에서도 롱스탑이 나왔다. 미국 CPI 지표 발표를 앞두고 포지션을 과하게 넘기기 힘든 상황이다. 달러 보유세력 쪽에서 물량을 정리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향후장은 오늘밤 나올 미 CPI에 달린 것 같다. 다만 CPI가 어떤 결과를 내놓든 지난주 주식시장 조정을 거치면서 외환시장은 예방주사를 맞았다는 생각이다. 원·달러가 아래쪽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예측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달러·엔이 많이 하락한데다 주가도 올랐다. 연휴를 앞두고 네고물량이 나오면서 낙폭이 커졌다”며 “다음주는 1070원에서 1090원 사이를 예상한다. 증시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아직 있다. 하지만 결제수요가 지지력을 보이고 있는 반면 딱히 악재가 보이지도 않아 위도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44엔(0.41%) 떨어진 107.19엔을 보인 반면, 유로·달러는 0.0010달러(0.08%) 오른 1.2373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