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포탈과 횡령 혐의를 받는 이중근(77) 부영그룹 회장이 31일 세 차례 소환 통보 끝에 검찰에 출석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8시53분께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검찰 소환에 두 차례 응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취재진에게 "건강상 이유"라고 짧게 답했다.
이 회장은 "횡령과 부실 시공 혐의 등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말했다. 임대주택 분양 전환 과정에서 분양가를 높게 책정한 혐의에 대해서도 "법대로 했다"고 답했다. 이어 "캄보디아 해외법인을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일 없다"고 답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이 회장을 상대로 조세포탈과 횡령, 회사자금 유용 등 각종 혐의를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검찰 내부적으로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세청은 2016년 4월 수십억 원대 법인세 탈루 혐의로 이 회장과 부영주택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도 2013~2015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친족이 운영하는 계열사를 고의로 누락하고 주주현황을 허위 기재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6월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 회장이 부인 명의의 페이퍼컴퍼니를 계열사 거래 과정에 끼워 넣어 100억 원대 '통행세'를 챙기고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도 수사 중이다.
이 회장은 또 공공임대주택을 분양 전환하는 과정에서 분양가를 부풀려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9일 부영그룹 계열사와 이 회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애초 이달 29일과 30일 이 회장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었으나 이 회장은 건강상 이유 등으로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