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형 펀드 순자산이 엄동설한에도 불구하고 증시 기대감에 힘입어 한 달새 4조 원 넘게 불어났다.
30일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 순자산은 공ㆍ사모 합산 기준 지난 26일 65조4295억 원을 기록했다. 공모형은 54조2635억 원, 사모형은 11조869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약 1개월 전인 작년 12월 말보다 약 4조3000억 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 순자산이 꾸준히 증가한 데는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에 대한 기대감이 주효했다. 주식형 펀드 순자산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여간 줄곧 감소세였다. 작년 4월 중순에는 무려 50조 원대를 하회하며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 들어 코스피가 장중 2500선을 돌파하고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주목을 받으면서 펀드 시장에도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펀드 순자산도 1년 8개여월 만인 작년 12월 27일 60조 원대를 회복했다.
시장에선 작년 말부터 이어진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으로 코스닥 상승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코스닥지수는 이날(30일) 920.96으로 장을 마감, 연초에 비해 108.51포인트(13.4%)나 상승했다. 2007년 11월 이후 10년 만에 800선을 뚫은 코스닥지수는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국내 주식형 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이 순유입된 펀드 10개 중 9개는 상장지수펀드(ETF)로 나타났다. 특정 종목에 투자하는 대신 지수 전체 방향성에 투자한 셈이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0일 기준 연초 대비 자금 순유입 1위 펀드는 ‘삼성KODEX200증권ETF’로 4269억 원을 끌어모았다. 그 뒤를 ‘삼성KODEX코스닥150증권ETF’(1193억 원), ‘삼성KODEX200TotalReturn증권ETF’(1120억 원), ‘삼성KODEX코스닥150인버스증권ETF’(1097억 원), ‘키움KOSEF200ETF’(1055억 원) 순으로 뒤따랐다.
액티브 펀드 중에선 유일하게 ‘한국투자한국의제4차산업혁명’ 펀드가 10위로 이름을 올렸다. 4차 산업 관련 종목에 투자하는 이 펀드는 연초 이후 631억 원을 끌어들였다.
이창민 KB증권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코스닥지수가 계속 상승하면서 순자산 총액도 증가 추세를 보였다”며 “특히 연말 강세를 보이는 배당주 펀드에선 돈이 빠져나가는 반면, 중소형주 펀드와 인덱스 펀드 등에 자금이 계속 유입됐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