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벽두부터 M&A 광풍…큐리그, 닥터페퍼 20조원에 인수

입력 2018-01-30 09:29 수정 2018-01-3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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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한달 사이 M&A 규모는 2000년 닷컴버블 수준을 이미 뛰어넘었다.

28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새해들어 글로벌 M&A 규모는 2730억 달러(약 292조6014억 원)를 넘어섰다. 이는 2000년 1월 이후 1월 기준으로는 최대다.

29일에도 굵직한 M&A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커피 브랜드 큐리그 그린 마운틴이 닥터페퍼&스내플을 인수하며 미국 음료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것이다. 큐리그는 이날 미국 3대 음료업체인 닥터페퍼를 187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큐리그가 닥터페퍼의 지분 87%를 보유하게 된다. 닥터페퍼는 세븐업과 A&W루트비어, 모트 애플주스 등 음료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큐리그의 대주주인 JAB는 파네라브레드, 크리스피크림도넛, 피츠 커피 등을 갖고 있다.

미국 내 4위 커피 업체와 3위 청량음료 업체가 한솥밥을 먹게 되면서 미국 음료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커피는 음료 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으로 꼽힌다. 반면 탄산음료 업계는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위기에 직면해 있다. 닥터페퍼는 탄산음료 제품의 판매가 감소하면서 플레이버 워터 제품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밥 갬고트 큐리그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들은 음료를 어디서 구매할 지 다양한 선택권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번 인수가 큐리그에게 “닥터페퍼의 넓은 유통망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소비자의 습관이 바뀌었으며 관행을 깨는 첫 번째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큐리그는 닥터페퍼 인수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알리 디바드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큐리그는 닥터페퍼 유통시스템을 통해 RTD(Ready-to-drink) 커피를 더 광범위하게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앤드류 홀랜드 소시에테제네랄 애널리스트는 “새로운 그룹은 코카콜라, 펩시, 네슬레, 유니레버와 차별화해 따뜻한 음료와 차가운 음료를 동시에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비재 산업 특히 음료수 분야는 광범위하게 통합해야 하며 이것은 완벽한 예”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FT는 유통업계 거인 아마존이 홀푸드를 인수한 데 이어 음료업계에서도 대형 M&A가 이뤄지면서 올해에도 전 세계적인 M&A 광풍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날 일본 반도체업체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도 경쟁사인 미국의 맥심인터그레이티드프로덕트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최대 200억 달러 규모다. 반도체 업계는 지난해 말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 추진을 계기로 M&A가 활기를 띠고 있다.

올해 1월1일~26일 기준 글로벌 M&A는 닷컴열풍이 정점을 찍은 2000년 이후 최대 규모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세제개편과 성장세를 보이는 세계 경제, 주식 시장의 급등 덕분이다. 크리스 벤트레스카 JP모건체이스 M&A 총괄책임자는 “세제개편이 수개월 동안 진행된 거래를 완료하는데 필요한 금액을 지급할 자신감을 주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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