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현대차 노무관리 야전사령관…울산공장장 어떤 자리

입력 2018-01-29 10:10 수정 2018-01-2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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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장이 교체되면서 현대차의 노무정책이 강성 노조에 의해 지나치게 휘둘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울산공장장은 현대차 노무관리 야전사령관으로 불린다. 하지만 ‘협상가’로서의 역할만 중시되면서 노조와의 협상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날부터 하언태 부사장이 울산공장장으로서 본격적인 첫 업무를 시작한다. 생산기술지원실장과 생산운영실장 등을 두루 거친 신임 공장장은 회사 내에서도 ‘생산통(通)’으로 꼽힌다. 지난해부터 울산공장 부공장장직을 맡아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2012년부터 6년 동안 울산공장장으로 일했던 윤갑한 사장은 고문으로 물러났다. 재임기간 노사협상을 주도해 왔던 그는 2017년 임단협이 이례적으로 해를 넘긴 것과 관련해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협상이 지연되면서 불거진 1조6000억 원의 생산손실도 부담이었다.

윤 전 사장이 물러나면서 재계와 자동차업계에서는 울산공장장의 역할론에 대한 우려를 내놓고 있다. 본연의 업무인 품질향상과 생산관리보다 협상가로서의 역할이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노무관리 총괄책임자는 윤여철 부회장이다. 2008년 울산공장장에서 노무관리 부회장으로 오른 그는 2012년 김억조 부회장에게 자리를 내주고 물러났다. 1년여 만인 2013년에 노조원 분신 사건이 불거지면서 구원투수로 복귀했다. 노무관리에 관한한 정몽구 회장의 신임이 두터웠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그러나 노사협상 결과에 따른 책임은 실무선인 공장장급이 지고 있다. 경영에 대한 권한은 제한적이면서 책임은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것. 결국 협상안을 최종 결제한 장본인은 남아있고 실무진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노무관리 총괄책임자인 부회장은 총수가 직접 선임한 만큼 그의 의지 또는 자의가 아니라면 철옹성같은 지위를 유지하게 된다. 신상필벌 인사가 뚜렷한 그룹 분위기 속에서 신임 울산공장장 역시 부담감을 안고 출발하게된 셈이다.

나아가 근본적인 노사관계의 재정립도 절실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갑한 전 사장은 26일 퇴임식에서 “회사가 ‘대마불사’라는 매우 위험한 인식에서 빠져있다”며 “노조가 현실을 직시해야 하고 근원적인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비단 사측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상범 전 현대차 노조위원장 역시 지난해 퇴임을 앞두고 “우리가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퇴출이 기다리고 있다는 냉엄한 현실을 깨달아야 한다”며 “현재와 같은 노사관계로는 현대차의 미래는 물론 한국 자동차산업의 미래도 걱정된다”고 노조에 일침을 가한 바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노조는 파업을 앞세워 매번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고수하고 있는게 현실”이라며 “자동차 산업 노사 관계 전반에 걸쳐 인식전환이 절실한 시기”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 26일 윤갑한(왼쪽) 울산공장장 후임으로 하언태 부사장을 임명했다.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는 지난 26일 윤갑한(왼쪽) 울산공장장 후임으로 하언태 부사장을 임명했다. (사진제공=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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