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로 갈라진 국민의당 찬성파와 반대파가 28일 공식적으로 두 동강 나면서 2·4 전당대회까지 7일간 ‘운명의 한 주’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반대파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창당 발기인대회 및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을 개최하면서 국민의당과의 결별을 공식화 했다. 안철수 대표 역시 이날 오후 긴급 당무위원회를 열어 반대파 인사 179명에 대한 무더기 중징계를 의결해 양측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통합반대파는 신당 명칭을 ‘민주평화당’(민평당)으로 확정했으며, 조배숙 의원을 창준위원장으로 임명했고, 현역 의원 16명을 포함한 2485명의 발기인 명단을 공개했다.
조배숙 의원은 인사말에서 “지금 보수 대야합을 하려는 세력은 자유한국당 2중대가 아니냐”면서 “민주평화당이 원내 교섭단체가 되고, 지방선거에서 대승을 거두고, 총선에서 압승하고, 집권당까지 되는 미스터리한 상황을 이룩하겠다”고 통합파를 비판했다.
창준위는 내달 1일 서울, 경기, 광주, 전북, 전남 등 5개 지역 시도당 창당대회를 개최한 뒤 6일에는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분당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안 대표 측은 당무위원회의를 소집해 반통합파 179명에 대한 ‘2년 당원권 정지’를 의결하는 무더기 징계를 강행했다.
징계 대상에는 천정배·박지원·정동영 의원 등 호남계 중진을 비롯해 민주평화당 창당에 참여해온 이름을 올린 국민의당 의원 17명이 포함됐다. 전당대회 의장으로서 안 대표의 통합 드라이브에 반대 뜻을 밝혀온 이상돈 의원도 같이 포함됐다.
앞서 안 대표는 이날 당무위 직전 보도자료를 배포, 반대파를 향해 “노골적인 해당행위가 급기야 정치패륜 행위까지 이르렀다”며 “당원자격 박탈은 물론 추후에도 정치 도의적 책임을 분명하게 묻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반대파들은 ‘국민의당은 죽었다’라는 구호를 내세우지만, 사실상 ‘국민의당을 죽이겠다’는 말과 다름없다”면서 “국민의당 자체를 부정하는 발기인대회는 28만 당원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격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 같은 안 대표의 전례 없는 초강수는 반대파의 신당 창당으로 인한 당원들의 동요를 최소화하고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정치권은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안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추진위원회 인선을 확정하고 29일 첫 회의를 열기로 하는 등 통합 작업에 속도를 냈다.
이에 안 대표가 추진한 2·4 전당대회까지 남은 1주일은 국민의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아직 거취를 명확히 하지 않은 ‘중립파’의 선택이 관심사로 떠오른다.
중립파가 대거 민평당에 합류한다면 민평당은 의원 20명을 채우며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지만, 이들이 잔류한다면 민평당의 교섭단체 구성은 사실상 어려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