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서울 최고의 핵심 상권으로 평가받아온 강남 상권의 위상이 주춤하고, 대학가를 중심으로 한 신촌-홍대 일대의 상권 성장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한 해 강남권의 주요 상권 대부분은 큰 폭의 임대료 하락률을 나타내며 큰 부진을 보였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신사역(-17.2%), 잠실새내역(-13.8%), 압구정(-13.0%), 강남역(-8.9%), 선릉역(-6.5%), 삼성역(-2.3%) 등 강남권에 위치한 모든 상권은 전년에 비해 임대료가 하락했다. 특히 ‘가로수길’로 유명한 신사역 상권은 서울 주요 상권 중 가장 임대료 낙폭이 심할만큼 큰 부진을 보였다.
이같은 강남권 주요 상권의 부진은 그간 이 지역 상업 수요에 상당 부분 기여해 온 ‘유커’ 방문이 부진한 탓으로 분석된다. 최근의 한중 관계 개선으로 인해 ‘유커’ 방문에 대한 기대가 생겨나고 있긴 하지만 아직 사드 보복 이전만큼의 방문객을 확보하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전년 대비 월별 유커방문객은 8월 -61.2%를 시작으로 9월 -56.1%, 10월 -49.3%, 11월 -42.1%, 12월 -36.7%로 나타나, 개선의 기미는 보이고 있지만 아직 유커의 수요 자체는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반면 대학가를 위주로 한 신촌-이대-합정 등 신촌 일대의 상권은 한해 동안 눈에 띄는 임대료 상승이 있었다. 이화여대 상권은 19.5%의 임대료 상승으로 서울 주요 상권 중 임대료가 가장 많이 오른 종각(38.4%)에 이어 두 번째로 임대료가 높이 오르는 활황세를 보였다. 이어 신촌(13.1%), 연남동(12.7%), 홍대(7.9%), 합정(7.1%) 등 연세대, 이화여대, 홍익대 등이 모여있는 신촌에서 합정까지의 주요 상권 등은 모두 임대료가 올랐다.
신촌 일대의 상권은 이화여대, 홍익대, 연세대, 서강대 등 대학가라는 배후수요를 충분히 갖추고 있는 데다 국내 수요자들에게 데이트코스 등으로 각광받는 명소를 많이 가지고 있는 덕에 한중관계 경색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활기를 띈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