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을 키운 지 어느덧 3년. 견주로서 다양한 능력을 갖췄다고 자부하지만 아직까지도 두려운 게 하나 있다. 바로 샤워 후 털 말리기다. 산책 중 신나게 뛰어놀다 보면 개의 발과 몸에 이물질이 묻기 마련이다. 귀찮다고 티슈로 닦자니 집안 곳곳에 흙 발자국이 남는다. 결국 산책은 곧 샤워와 연결된다.
강아지일 때야 크기가 작고 움직임이 적어 샤워와 털 말리기가 수월하다. 하지만 점점 나이가 들수록 몸집이 커지면서 영민해지는 개들은 샤워 후 집안 구석으로 도망다니기 바쁘다. 털을 말리기 위해 20분 가까이 한곳에 꼼짝 없이 앉아 있어야 하는데. 이 시간이 개들에게는 지옥이다. 견주에게도 악몽 같은 시간이다. 한 손으로는 드라이기를 쉴 새 없이 흔들어야 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도망가는 개를 움직이지 못하게 잡아둬야 하기 때문이다. 여름이면 털 말리느라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그렇다고 털을 말리지 않을 순 없는 일. 물에 젖어 뭉친 털을 그대로 내버려뒀다가는 감기에 걸리기 십상이다. 또 발에 물기가 그대로 있으면 습진이 생겨 개가 발을 물거나 핥아 증상이 악화된다.
견주들의 걱정을 덜어줄 제품이 바로 경기도주식회사의 애견드라이어다. 이 제품은 고정형으로 바닥에 두고 사용할 수 있다. 주인이 드라이기를 들고 흔들지 않아도 되니 손이 자유로워지고 손목 통증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강아지를 드라이어 근처에 앉힌 뒤 일을 해도 되고 양손으로 빠르게 털을 말릴 수 있다.
초코(세 살)와 알콩이(두 살) 두 마리를 말리는데 10분씩 총 20분이 걸렸다. 보통 헤어드라이기로 두 마리를 동시에 말릴 경우 40분 이상은 족히 든다. 시간이 절반으로 단축된 이유는 애견 드라이어의 풍량이 강하기 때문이다. 넓은 직사각형 송풍구에서 일반 헤어 드라이어기보다 4배 강한 풍량으로 빠르게 피부 속까지 말려준다.‘업&다운’ 기능을 사용하면 머리부터 발까지 위 아래로 송풍구가 움직여 몸 구석구석을 말릴 수 있다.
강력한 풍량을 자랑하면서도 화상 위험이 전혀 없다. 40~45도의 따뜻한 바람이 나와 개 피부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안전하게 털 건조가 가능하다. 헤어드라이기를 사용할 때는 80~100도의 뜨거운 바람 때문에 화상의 우려가 있었다.
알콩이의 경우 소리에 민감해 드라이기를 들면 도망가곤 했는데 이 제품을 사용하니 놀랍게도 도망가지 않고 얌전히 앉아 있었다. 헤어드라이기는 75~85dB의 소음을 발생해 예민한 청력을 가진 개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준다. 애견드라이어는 70dB 이하의 낮은 동작음으로 편안한 기분을 들게 한다. 말을 할 수 없어 사용후기를 직접 듣진 못했지만, 드라이기를 보고 줄행랑을 치던 알콩이가 가만히 앉아 지그시 눈을 감았을 때 편안하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김범근 기자 nova@